Ⅰ. 서 론
약시(amblyopia)는 일반적으로 눈에 구조적 이상 또는 안과적 질환 없이 단안(드물게 양안)의 최대 교 정시력이 정상시력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이다.1) 인구 의 1~5%가 약시로 알려져 있으며,2) 사시로 인한 사 시성 약시, 양안의 굴절 이상의 차이로 발생된 부등 시성 약시, 그리고 사시성과 부등시성이 혼재된 혼합 성 약시가 다양한 원인들 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 하 고 있다. 특히, 시 발달(visual development)이 가장 활발한 시기(critical period)에 이러한 원인들로 야 기되는 약시는 단순한 시력저하뿐만 아니라 시운동 (visual motor)과 시감각(visual sensory) 이상들을 보이고 있다. 시운동 이상으로는 홱보기 운동과 따라 보기 운동 이상3)이 대표적이며, 시감각으로는 시력저 하와 함께 조절력 저하,4,5) 조절반응 이상,6-8) 대비감 도저하,9-11) 중심외주시12) 그리고 입체시 저하13-15) 등 여러 형태로서 약시로 인한 이상들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1963년에 Wiesel 과 Hubel16)이 병 아리 한 눈을 인위적인 차폐 후 일차 시각 피질 (primary visual cortex)의 이상을 발견한 실험을 통 해 처음으로 약시 이상에 대한 개념을 소개한 이후 (이 연구로 노벨상을 받음) 많은 연구 결과들이 쏟아 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들을 임상에서 직접 적용하기에는 고가의 장비와 검사환경 등 여러 한계들이 있으며, 특히, 약시안에 대한 기초 연구와 인식이 부족한 국내 실정에서 임상에서의 약시안 검 사와 치료에서 단순히 시력검사 결과만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약시로 야 기된 여러 이상들 중 임상에서 가능한 시감각 이상에 대한 검사를 알아보고, 실제 임상에서 약시의 양안시 이상의 관찰 및 약시치료에 도움을 주고자 본 연구를 실시하였다.
Ⅱ. 대상 및 방법
1. 연구대상
한국과 호주에서 있는 안경원 1곳, 안과 2곳, 대학 2곳에서 본 연구의 취지에 동의한 24명의 정상안 (15.6±6.1세)과 21명의 약시안(11.4±4.4세)을 대상 으로 하였으며, 약시진단을 받고 차폐법(occlusion method)으로 최소 6주 이상 치료 중이거나 중단을 경험한 약시안을 대상자로 하였다.
전체적인 양안시 이상을 비교하기 위해 정상시력 과 양안시 상태를 가진 정상 그룹, 약시 그룹에서는 굴절이상으로 인한 부등시성 약시 그리고 사시와 굴 절이상으로 인한 혼합성 약시으로 분류하였다(Table 1). 순수 사시로 인한 약시안의 대상자는 본 연구에서 는 없었지만, 혼합성 약시는 사시의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분석에 있어서 사시성 약시안으로 대신 하였다. 약시 대상자들 중 치료 후 시력이 0.9이상인 5명은 본 연구에서 제외하였다.
2. 연구방법
본 연구에서는 모든 대상자들에게 임상에서 가능 한 시감각 검사로 원근거리 시력검사, 단안 및 양안 조절력 검사(Push-up test), 조절반응을 위한 MEM 검사, 입체시 검사(Randot® Preschool Stereoacuity Test(Stereo Optical Co., Chicago, USA)등을 실시 하였다. 전체 대상자에게 실시한 모든 검사는 검사 결과의 신뢰성(reliability)을 높이기 위해 이 연구의 저자만 실시하였다.
정상안과 약시안의 단안 비교에서는 정상안에서는 우세안을 약시안 그룹에서는 약시안 또는 양안 약시 인 경우는 약시가 더 심한 눈을 선택하였다.
3. 분석방법
자료분석은 IBM SPSS Statistics 22®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임상에서 측정 가능한 시감각 검사 중 원- 근거리 시력, 단안-양안 조절력, 조절래그, 입체시 결과를 가지고 정상안과 약시안의 차이를 비교하였 고, 또한 약시그룹에서 부등시성 약시 그룹과 혼합성 약시 그룹 간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비모수방법 (non-parametric method)인 Mann-Whitney test 를 사용하였다. 원-근거리와 단안-양안에 따른 비교 에서는 Wilcoxon matched-pairs signed rank test 을 이용하여 확인하였다. 모든 비교 분석에서 p값 (two-tailed)이 0.05보다 작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Ⅲ. 결 과
1. 정상안과 약시안의 원-근거리 시력
본 연구에 참여한 정상안 24명, 약시안 21명의 원 -근거리 최대 교정시력을 측정 비교하였다. 원거리 에서는 정상안(우세안)과 약시안의 평균시력은 각각 1.0±0.00과 0.53±0.25로 큰 차이(z=-6.24, p<0.05)를 나타냈다(Fig. 1)
근거리에서의 시력 비교에서도 원거리 시력과 같 이 정상안은 0.99±0.03, 약시안은 0.43±0.25으로 뚜렷한 시력 차이(z=-6.02, p<0.05)를 보여(Fig. 2), 약시안은 검사거리에 상관없이 시력에 있어서 정상안 과 큰 차이를 나타냈다.
2. 정상안과 약시안의 단안 및 양안 조절력
푸시업 검사를 통한 두 그룹의 단안 상태의 조절력 즉, 정상안의 우세안(9.80±1.98D)과 약시안(9.85± 3.49D)의 조절력 비교에서 통계학적인 차이를 나타 내지는 않았다(Fig. 3).
양안상태에서의 조절력 검사에서는 Fig. 4에서와 같이 두 그룹간의 차이(정상안: 11.42±2.16D, 약시 안: 9.76±3.49D)를 보이기는 했지만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Fig. 4).
3. 정상안과 약시안의 조절반응
두 그룹간의 조절반응에서는 정상안(0.78±0.25D) 와 약시안(0.63±0.51D)로 통계적인 차이를 보였다 (z=-2.25, p<0.05)(Fig. 5). 특히, 약시안이 일정한 거리에서의 조절반응이 정상안에 비해 떨어졌으며, 상대적으로 큰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를 나 타내어 전체적으로 불안정한 조절반응을 보였다.
4. 정상안과 약시안의 입체시
입체시에서 정상그룹은 32.71±6.90(sec of arc) 으로 오히려 정상 기준치인 40(sec of arc)보다 더 좋 은 입체시력을 보였으며, 약시그룹에서는 457.62± 320.47(sec of arc)로 정상그룹과 확실한 차이 (z=-5.58, p<0.05)를 나타내었다(Fig. 6).
5. 부등시성약시와 혼합성(사시성) 약시
본 연구의 약시안 그룹에서는 부등시성(또는 굴절 성)과 혼합성(또는 사시성) 약시안 두 그룹이 포함되 어 있다. 두 그룹간의 시감각의 정도의 차이를 비교 하였지만(Table 2), 임상에서 가능한 검사법으로는 두 그룹간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 았다.
Ⅳ. 고 찰
약시의 시기능 이상은 이미 많은 연구결과들을 통 해 알려져 있으며, 지금도 다양한 방법들과 다각적인 관점으로 약시로 야기되는 문제들을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대부분 전문적인 기술이 요구되거나 고가의 예민한 장비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서만 확인 이 가능하고, 실제 임상에서 이 모든 이상들을 확인 하기에는 많은 한계들이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약 시에 대한 연구와 인식의 부족으로 국내에서는 단지 시력 검사 결과만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어 두 눈의 최종 목표인 양안선명단일시의 정확한 확인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본 연구에서는 실제 임상에서 특히, 시 감각 검사들 중 원-근거리 시력, 단안 및 양안 조절 력, 조절반응과 입체시 검사들을 가지고 약시안의 여 러 이상들이 정상안과의 차이 비교가 가능한지를 확 인하였다. 이전의 연구결과1,2)와 같이 원거리 시력뿐 만 아니라 근거리 시력저하 또한 정상안과 비교하여 가장 뚜렷한 차이를 보여 시력이 약시의 이상을 나타 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재확인하였다. 하지만, 조절력에서는 push-up검사를 통해 이상 정도가 통 계적인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단안 비 교 즉, 약시안과 정시안의 우세안의 비교에서도 차이 를 보이지 않아 임상에서 약시의 시감각 이상을 검사 하는 데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Hokoda 와 Ciuffreda(1982)17)의 연구와 같은 결과를 보였으며, 이 연구에서는 약시안의 조절력을 검사하 기 위해 동적검영법, (-)렌즈법 그리고 푸시업 검사 를 실시하여, 그 중 푸시업 방법에서만 차이를 보이 지 않았다. 이는 약시안의 조절이상에서 약시안이 근 거리의 흐린 자극(defocused stimuli)을 확인하는데 어려움 때문이라고 했으며, 조절력 검사에서는 자각 적 검사보다는 타각적 검사가 임상적으로 더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MEM를 통한 조절 반응18) 은 정상안보다 반응 정도가 높았으며, 표준 편 차 또한 크게 나타났다. 즉, 약시안은 근거리의 물체 를 주시할 때 필요한 조절보다 상대적으로 과도한 조 절 반응을 한다는 것이며, Hokoda 와 Ciuffreda(1982)17)의 연구결과와 같이 푸시업 검사를 통한 약시안의 조절 이상 보다는 타각적 방법인 MEM를 통해 임상적으로 정확한 평가를 할 수가 있 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약시의 대표 적인 시감각 이상들 중 시력저하 다음으로 나타나는 중요한 요소는 입체시 저하12-14)이며, 본 연구에서도 정상안과 비교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단 안 또는 양안 약시이든 약시는 기본적으로 시력저하 를 가지고 있고, 양안의 융합 기능이 없거나 저하되 어 있기 때문에 양안 단일시의 가장 고차원 시력인 입체시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약시 종류 중에 굴절성과 사시성 약시는 이 전의 연구 보고18,19)에서와 같이 공통적인 이상들 외에 각 각 다른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본 연구에 참여 한 약시안 중 부등시성을 굴절성으로 그리고 혼합성 을 사시성 약시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시감각 이상 정도를 비교하였다. 임상에서 가능한 시감각 검사들 중 두 그룹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검사는 없었으며, 이는 본 연구에서 사용한 시감각 검사들이 두 약시 종류를 구분할 정도의 예민성과 정확성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Lee 등20)은 약시안의 눈-손 협응능력(Eye-hand coordination)을 태블릿 PC를 이용하여 검사 방법과 과정을 간소화하여 실제 임상에서 적용이 가능한 방 법을 제시한 바가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임상에서 가능한 몇 가지 간단한 시감각 이상 검사들 중 원-근 거리 시력 검사를 비롯해서 MEM를 이용한 조절반응 과 입체시 검사가 가장 효과적으로 약시의 시감각 이 상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시 치료에 있어서 단순한 시력 변화의 관찰뿐만 아니 라 조절래그와 입체시 검사를 추가하여 전반적인 시 감각 이상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나아가 임상에서 가능한 시운동 이상을 확인할 수 있 는 방법들을 확인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 료된다.
Ⅴ. 결 론
시력 향상을 유지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정 상적인 양안시가 가능여부라고 하였다.21) 하지만, 실 제 임상에서는 여러 가지 한계로 인해 단순한 시력검 사를 통해 약시의 치료와 정도를 판단하고 있다. 비 록, 미국검안협회23)에서 임상에서 가능한 약시에 관 련된 정보와 검사 방법들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실제 적용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어 단순히 가이드 북 으로 사용되고 있다. 본 연구를 통하여 원-근거리 시 력, 조절반응검사 그리고 입체시 검사들이 약시의 시 감각 이상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결과를 알아냈 으며, 특히, 조절력과 관련된 검사에서는 푸시업 검 사 외의 다른 검사법들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앞으로 약시의 치료 및 분 석에 있어서 이 연구에서 제시한 방법을 통해 보다 다각적인 약시의 임상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사 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