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서 론
단순근시는 진행성 굴절이상으로서 일단 발생하면 성장이 멈추기 전까지 계속 진행되는 비정시이다. 따 라서 학동기 아이들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나타나 는 주된 시력저하의 원인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근시는 안경으로 교정이 가능하며, 이외에도 굴절교 정수술을 통해 정상적인 시력을 얻을 수도 있다. 하 지만 진행성 근시가 심해져 병적근시로 이행되거나 기타 안질환과 합병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기 때 문에 근시의 발생과 진행에 있어서 그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근시에서 나타나는 안축장 증가가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일어날 경우 조직의 화학적 변성을 초래하게 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병적 근 시는 시각 손상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한 연구 결과가 있었다.1) 근시로 인한 시각 손상의 원인 으로 안축장 증가에 따른 망막 조직의 구조적 변화를 설명하기도 하며, 이로 인해 다른 굴절이상 그룹 보 다 시각 손상의 비율이 근시 그룹에서 더 높게 나타 나기 때문에 시손상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도 근 시 예방은 매우 중요한 전략이라고 설명하였다.2) 고 도 근시를 가진 노령 인구에서 안구 형태에 따른 주 변시야 손상과의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 고도 근시안 의 경우 안구 형태가 좌우 비대칭인 경우가 많아지고, 이에 따른 주변부 시야 손상 비율이 더 높아짐을 보 고하는 연구도 있었다.3)
근시의 발생과 진행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이 결합되어 나타난다. 과거에는 유전적인 요인이 근 시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영양적인 측면이나 생활습관과 같은 인체 외부적인 요소들이 인체 내에서 이루어지는 화 학적 반응에 영향을 주어 개인이 지니는 유전적 특성 을 보상하거나 강화시킬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현재 에는 환경적 요인에 의한 영향이 더 중요하게 고려되 고 있다. 환경적 요인을 확인하기 위해 근업이나 야 외활동 등과 같은 요인과 근시와의 관련성을 분석한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졌다. 중국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근거리 작업과 근시와의 상관성을 연구하였 는데, 근거리 작업이 많은 아이들의 경우 굴절이상 정도가 좀 더 (-)방향으로 증가하는 반면, 야외활동 정도가 근시를 예방하는 효과는 크지 않다고 보고하 였다.4) 이와는 달리 야외활동 시간 정도가 학동기 아 이들의 근시 진행과 관련하여 효과가 있다고 보고한 연구들도 있었다.5,6)
유전적 요인에 의한 근시 발생을 제어할 수 없다면 환경적 요인에 의한 근시 진행 예방이 더 중요하지만, 국내에서는 근시 진행과 관련한 중장기 추적연구가 이루어진 적이 없어 실제 근시 유병률이나 진행률이 얼마나 가속화되고 있는지를 알 수 없다. 이에 본 연 구에서는 1987년부터 2012년까지 굴절이상 교정을 위해 안경원을 방문한 비정시안을 대상으로 근시 정 도의 분포 비율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또한 근 시 진행률이 과거에 비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를 확 인하고자 하였다.
Ⅱ.연구대상 및 방법
1.연구대상
굴절이상 교정을 위해 안경원을 방문한 6~24세 비 정시안 64,292명(남성 15,567명, 여성 48,725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근시 진행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안경원 방문횟수를 고려하였고, 연구대상자 중 남성 의 평균 안경원 방문횟수는 7.2±5.2회, 여성의 평균 방문횟수는 9.8±8.7로 나타났다. 각 연구대상자의 방문횟수를 고려하여 전체 분석에 사용된 굴절검사 데이터는 112,058건에 해당한다. 연구대상자의 평균 연령과 평균 굴절이상 정도는 Table 1에 나타내었다. 연령그룹은 학제를 고려하여 초등학교 이전시기, 초 등학교 시기, 중학교 시기, 고등학교 시기 그리고 고 등학교 이후시기로 모두 5그룹으로 나누어 분석에 사 용하였다.
2.연구방법
난시 굴절력이 1.00 D 미만이며 근시인 연구대상자 들을 근시 정도에 따라 경도, 중등도, 고도로 분류한 기준표는 Table 2와 같다. 연령별 평균 굴절이상 정도 비교에서는 등가구면굴절력을 사용하였고, 진행 정도 분석에는 파워벡터7) 방법에 의한 MOD(magnitude of difference)와 VDD(vector difference in diopter)값 을 이용하였다. 파워벡터에 의해 각 연구대상자의 구 면원주렌즈(spherocylinder)값을 M, J0, J45값으로 환 산하고, 연속 방문의 경우 각 값의 차를 이용하여 MOD 와 VDD를 구하였다. 이때 VDD는 두 번 방문 시 굴절 이상 정도의 차이를 등가구면굴절력이 아닌 3차원 공 간에서의 벡터의 차이값을 나타내며, 두 번째 방문했 을 때 실제로 눈이 얼마나 나빠졌는지를 디옵터로 표 현한 값에 해당한다. 본 연구 분석에 사용한 파워벡터 계산식은 아래와 같으며, 수식에서 S는 구면굴절력 (spherical power), C는 원주굴절력(cylinder power), A는 축(axis)을 의미한다.
3.통계분석
통계분석에는 SPSSWIN(Ver 17.0)을 사용하였으 며, 방문연도에 따른 평균 굴절이상 정도를 비교하기 위해 분산분석(one way ANOVA)을 시행하였고, 연 령과 방문연도에 따른 굴절이상의 분포에 추세가 있 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교차분석(χ2 test for trend)을 시행하였다. 또한 근시 진행정도를 분석하기 위해 선 형혼합모델(linear mixed model)분석을 시행하였으 며, 모든 통계분석은 유의수준 p<0.05로 설정하였다.
Ⅲ.연구결과
1.방문 연도에 따른 연령 그룹별 평균 굴절이상 정도 비교
학제 분류에 따른 연령그룹별 평균 굴절이상 정도는 Table 3과 같다. 초등학교 이전 시기 즉, 6~7세 그룹에서 는 1990년까지 평균 –1.25±0.35 D에서 2012년에 – 1.53±0.87 D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144). 8~13 세 그룹의 경우 –1.49±1.18 D에서 –2.85±1.65 D로 변화 하였고, 14~16세 그룹은 –1.93±1.88 D에서 –3.53±1.92 D로 변화하였다(p=0.000, p=0.000). 17~19세 그룹의 경우는 –1.89±1.42 D에서 –3.45±1.84 D로 변화하였고, 20~24세 그룹의 경우는 –2.27±1.83 D에서 –3.32±1.88 D로 역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p=0.000, p=0.000).
2.방문 연도에 따른 연령그룹별 근시 종류의 분포 변화
연속 방문을 포함하여 본 연구에서 분석한 112,058 명 중 근시는 90,902명으로 81.1%에 해당하였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근시 종류의 분포를 확인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6~24세의 대상자 전체 연령에서 방 문 연도에 따른 근시 종류의 분포 추세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000). 방문연도가 최근에 가까울수록 경도 비정시의 비율은 52.9%에서 30.2% 로 감소하였고, 중등도 근시의 비율은 43.2%에서 64.0%로 증가하였다. 고도근시 역시 3.9%에서 5.8% 로 증가하였다. 방문 연도에 따른 근시 종류의 분포 변화를 연령그룹별로 재분석한 결과를 Table 5에 나 타냈으며, 6~7세 그룹을 제외한 모든 그룹에서 경도 근시의 감소와 중등도 및 고도근시의 증가라는 동일 한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6~7세 p=0.932, 8~13 세 p=0.000, 14~16세 p=0.000, 17~19세 p=0.000, 20~24세 p=0.000).
3.연속 방문 데이터를 이용한 연령그룹별 근시 진행 정도 비교
각 연령그룹별로 재방문시 얼마만큼의 근시 진행이 이루어지는지를 비교하기 위해 5번 이상 방문한 사람의 1991년도 데이터부터 분석에 사용하였다(Table 6). 6~7세와 17~19세 그룹에서는 방문 연도에 따른 평균 근시 진행정도에 차이가 없었다. 반면 8~13세 그룹은 0.19±0.37 D에서 0.57±0.50 D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 고(p=0.000), 14~16세 그룹 역시 0.11±0.37 D에서 0.23±0.37 D로 방문 연도에 따른 근시 진행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006).
4.연속 방문 데이터를 이용한 단위 기간 당 근시 진행 정도
선형혼합모델 분석을 이용하여 6~24세 그룹과 6~15세 그룹의 단위 기간 당 근시 정도를 분석하였 다(Table 7). 6~24세 그룹에서는 방문연도, 출생연 도, 성별이 평균 등가구면굴절력에 영향을 주는 것으 로 나타났으며, 단위 연도 당 –0.344 D 만큼 진행하 는 것으로 나타났다(p=0.000). 6~15세 그룹에서는 방문 연도와 출생연도가 평균 등가구면굴절력에 영향 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단위 연도 당 –0.524 D 만큼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p=0.000).
Ⅳ.결론 및 고찰
본 연구에서는 현재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들의 근시 유병률이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변화되 어 왔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또한 국민건강영양 조사8) 결과에 따른 12~18세의 약 80.4%에 해당하는 근시 유병률 중에서 실제로 향후 문제가 되는 고도근 시, 즉 근시의 질적인 부분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를 살펴보고 이들의 근시 진행이 세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알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 연령 그룹을 6세에서 24세까지로 제한한 것은 정시화가 실 패하여 비정시가 발생할 수 있는 나이를 6세로 보았 고, 발생한 비정시가 어느 정도 안정화 되는 시기를 24세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국내의 학제 구분을 기반으로 하여 6~24세 연령을 세분화하여 5 그룹으로 구분하였다. 학제의 변화는 근거리 작업시 간의 상대적 증가 또는 야외활동시간의 상대적 감소 를 의미하므로 이러한 분류에 맞추어 분석했을 때 근 시의 변화정도를 가장 잘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생 각하였다. 실제로 연령별 근시의 변화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기에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었다.
근업에 의해 발생하거나 진행이 가속화되는 근시 는 일정 시점에서의 높은 유병률도 사회적 비용 측면 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지만, 늘어나는 고도근시안의 경우 시생활의 질적인 문제나 안질환으로의 이행 문 제 때문에도 중요한 안보건문제이다. 영국에서는 고 도근시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56%가 안질 환이 없는 정상으로, 25%는 망막위축과 약시 등의 질 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고도 근시 아동의 19% 에서는 전신질환을 보고하였다.9) 미국에서는 10세 이 하 아동 중 –6.00 D이상의 근시 군에서 약시와 사시 그리고 굴절부등의 유병률을 확인하였는데, 연구대상 자의 75.8%에서 약시 또는 교정시력 저하가 나타났 고, 31.5%에서 사시가 나타났으며 굴절부등은 전체 35.4%로 나타났다. 같은 연구에서 양안 고도근시안 중에 굴절부등은 10.6%로 나타났고 단안 고도근시에 서 굴절부등은 78.4%로 나타났다. 위 연구를 통해 10 세 이하의 고도근시안 아동에서는 약시, 사시, 굴절 부등의 위험이 더 높음을 알 수 있었다.10) 따라서 과 거에 비해 초등학생 군에서 중등도 및 고도근시가 나 타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면, 초등학생 10명 중에 몇 명이 안경을 쓰고 있는가보다는 현재 초등학생의 근시 정도가 향후 중, 고등학생 그리고 성인이 되었 을 때 어느 정도까지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동일 연령그룹 에서 세대에 따라 근시의 위험요인이 증가했을 거라 는 전제하에 평균 근시정도를 비교한 단면연구와 세 대별 근시 진행 정도를 비교하는 추세연구를 시행하 였다. 실제로 Kim 등11)은 세대별 근거리 작업량과 근 시정도를 비교한 연구에서 최근 세대일수록 환경적 위험요인이 더 유의하게 높게 나타난다고 하였다. 분 석대상이 특정 지역에 국한되어 있지만 시간에 따른 환경적 요인의 변화가 지역에 따른 큰 차이가 없다고 가정할 때, 본 연구 결과가 한국인의 근시 진행정도 를 확인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 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