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현대인은 점점 더 다양하고 새로운 시작업에 노출되 고 있다. 빠른 시자극 속에서 끊임없이 중요한 판단을 해야 하는 자동차 운전에서부터 근업피로를 무한 증가 시키는 손 안의 디지털 장비, 나아가 현실과 가상이 혼 재한 최첨단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 주는 몰입감 은 이제 시각에 대한 전통적인 관점을 벗어나 조금 더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두 눈은 해부학적으로 수평방향으로 떨어져 있어서 사물을 볼 때 미세하게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며 이는 망막에 그 차이만큼의 다른 이미지를 들인다. 뇌 는 미묘하게 다르게 투영된 이 두 개의 평면 이미지들 간 차이와 주시거리를 계산하고 공간상으로 재구성하 여 입체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러한 인식을 공간지 각(spatial perception) 혹은 원근감이라고 하며 일종 의 거리에 관한 구별하는 능력이라고 간주한다. 공간 지각이 형성되는 데에는 반드시 두 개의 상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표면의 패턴이나 그림자 등이 분명하게 주어진다면 단안으로도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1)
입체시는 양안시의 최고 기능에 준하기 때문에 양 안시의 능력과 맥을 같이 하며 조절과 폭주능력 특히, 사위의 유무에 따라 입체시력이 연관이 있을 거라는 가설아래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2-5) 다만, 지 금까지 다루어졌던 연구는 대부분 입체지각의 공간적 특성(분해력)과 사위와의 연관성을 규명했다면 본 연 구에서는 입체지각의 시간적 특성을 사위와 연관시켜 보고자 한다. 이에 따라 입체지각의 시간적 특성을 고 려하여 안위를 교정하는 MKH(독일식 검안법, Messund Korrektionsmethodik nach Haase) 이론을 사 용하여 본 연구를 설계했다.6)
주시시차는 측정하는 원리에 따라 영미권 방식과 독일어권 방식이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후자에 의한 주시시차를 말하며 그 배경이론을 따랐다. 독일어권 에서 말하는 주시시차란 외안근에 의한 긴장을 프리 즘으로 먼저 교정하고 난 후 일부 융합자극을 준 상 태에서 나타날 수 있는 안위이상을 말한다. MKH에 따르면 사위와 주시시차 모두 교정이 되었다면 삼각 형 입체검사에서 삼각형이 원치일 때 인지속도와 근 치일 때 인지 반응속도가 동일해야 한다.6) 가령, 외 전성 안위이상이 있는 사람이 근치된 삼각형을 볼 경 우 삼각형의 결상은 조금 더 귀쪽에 위치하여 좌우의 상이 융합되지 못해 복시를 형성하게 된다(Fig. 1). 이때 신경상의 조절버전스 피드백(accommodation vergence feedback loop)이 발생하여 횡축성 결상이 상(disparity)에 따른 외안근이 작동하여 양안단일시 를 유지하게 된다.2),3),8) 이 일련의 절차로 인해 근치 되어 있는 삼각형을 인지하는 데 까지 시간이 소요된 다. 따라서 본 연구는 입체시를 인식하는 데에 수평 방향의 안위에 따라 어떤 특징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인위적 입체지각에 있어 시간적 특성을 개선할 수 있 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Ⅱ. 대상 및 방법
본 연구의 취지에 동의한 사람 가운데 전신질환이나 안질환이 없으며 완전교정시력이 0.8 이상인 성인 남 녀 26명을 대상으로 했다. 전체 대상자는 완전 교정 후 십자시표와 시계침 시표 검사, 삼각형 입체검사를 하였으며 그 결과 값을 분석에 사용했다. MKH에 따르 면 십자시표 검사에서의 프리즘 교정은 외안근의 근성 긴장을 이완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시계침 시표검사에 서의 교정은 신경상의 긴장을 이완시켜 주기 때문이 다.6) 안위의 변화는 발광형 검사시표인 i.Polatest® (version 1.2 by Carl Zeiss Vision GmbH, Aalen, Germany)를 사용하여 측정했으며 모니터의 크기는 299.5 mm x 223.5 mm 이며 주사율은 60 Hz였다. 모든 대상자는 Polatest와 일반적으로 같이 사용되는 시험테(Oculus trial frame, Oculus, Germany)를 사용하여 검사거리 5 m에서 전체 검사를 진행했다.
먼저, 모든 대상자는 완전교정 후 삼각형 입체검사 에서 표적의 원치와 근치시에 발생하는 입체 반응시 간을 측정했다. 입체지각 반응시간 측정은 밀리세컨 드까지 측정할 수 있는 스톱워치를 사용하였으며 MKH의 매뉴얼에 따라 반응시간 측정 전 약 10회 사 전 리허설을 거쳤다.6) 이후 외안근 이완에 필요한 프 리즘 양을 측정하기 위해 십자시표 검사에서 교정했 으며 다시 삼각형 입체시표 검사로 돌아가 원치와 근 치시 반응시간의 변화를 알아봤다. 마지막으로 주시 시차 측정을 위해 십자시표에서 교정한 프리즘을 삽 입한 채 시계침 시표로 검사를 진행했으며 역시 입체 시 반응시간을 측정했다. 본 연구는 대상자의 사후검 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통계는 대응표본 t-test를 사 용하여 유의확률 p<0.05일 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 이가 있다고 판단했으며 상관관계 분석은 Pearson 상관계수를 사용했다. 모든 통계 분석에는 Microsoft Excel 2010 (Microsoft corporation)을 사용했다.
Ⅲ. 결과 및 고찰
본 연구에 참가한 대상자의 원점굴절도의 평균은 구면굴절력 -2.16±1.99 D, 원주굴절력 -0.93±0.95 D로 최댓값은 -6.25 D, 최솟값은 0 D(정시)로 나타 났다. 대상자 중 원시를 가진 사람은 없었으며 콘택 트렌즈를 착용한 두 사람을 포함하여 완전교정시력이 0.8 이상인 사람은 모두 8명이었다.
전체 대상자는 원거리 완전교정을 한 후 사위 교정 을 아직 하지 않은 채 삼각형 입체검사를 실시하여 삼 각형을 원치와 근치로 인식하는 순간까지의 반응시간 을 기록하여 사후 검정을 위한 기준값을 구했다. 삼각 형이 근치되어 보일 때까지 반응시간은 726.4±322.6 ms였으며 원치되어 보일 때의 반응시간은 700±221.3 ms로 나타났다(Fig. 2). 이후 십자시표 검사에서 프리 즘 교정을 하고 난 후 635.4±246 ms, 623.5±228.4 ms로 모두 기준값에 비해 반응시간이 감소되는 것으 로 나타났으나 원치감 간 비교에서만 통계적 의미가 있 었다(각각 r>0.08, r<0.013). 십자시표에서 교정한 프 리즘을 부가한 채 감각성 융합량을 측정하는 시계침시 표 검사를 하여 프리즘이 필요한 경우에 추가한 후 나 타난 반응 시간은 근치와 원치에서 각각 633.1±247.4 ms, 661.9±327.8 ms로 나타났으며 이는 십자시표 검 사에서 교정 후보다 각각 2.3 ms 짧아지고 38.5 ms 길어졌으나 통계적 의미는 없었다(p>0.89와 p>0.43).
사위의 형태에 따라 각 변인별로 어떤 양상이 나타 나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내사위와 외사위군으로 나누 었다. 십자시표 검사에서 원거리 외사위를 가진 사람은 총 17명이었으며 평균 사위량은 3.74±3.44 △, 내사위 를 가진 사람은 9명으로 평균 사위량은 1.28±2.21 △ 으로 나타났으며 교정 이후 시계침 검사에서는 각각 0.53±0.74 △, 0.67±0.66 △으로 나타났다(Fig. 3).
양 군간 원점굴절도를 포함한 모든 변인은 차이가 없었으나 십자시표 검사에서만 외사위군이 내사위군에 비해 2.46±1.24 △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p<0.038). 구면굴절력이 사위량, 교정 전후 반응시간 등이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지 Table 1에 나타내었다. 먼저, 예 상대로 내사위와 외사위 모두 십자시표 검사 즉, 운 동성 융합 편위량과 가장 큰 상관관계를 보였으나 방 향이 다르게 나타났다(Fig. 4). 요컨대, 정시에 가까 울수록 내사위 군의 경우 사위량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 반면 외사위 군에서는 사위량이 감소하는 양상 을 보였기 때문이다.
기준 값을 토대로 외안근의 긴장을 이완시킬 때 그 리고 신경상의 긴장을 이완시킬 때 입체시각의 반응속 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고자 했다(Fig. 5). 외 사위 군의 경우 외안근의 긴장을 이완시킨 후 근치감 에서의 반응시간은 기준 값에 비해 115.1±77.9 ms 감 소했으며 신경상의 긴장까지 이완시켰을 때의 반응시 간은 98±85.8 ms 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통계 적 의미는 없었다(각각 p=0.08, p>0.07). 비록 외사위 군에서 통계상의 유의미한 차이는 발견할 수 없었으나 평균 값만 비교했을 경우 내사위 군에서 보다 더 크게 나타났기 때문에 외사위 교정이 입체 반응에 어느 정 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내사위 군의 경우 외안근의 긴장을 이완시킨 후 기준 값에 비해 원 치감에서의 반응시간은 78.3±96.1 ms 감소했으며 신 경상의 긴장까지 이완시켰을 때의 반응시간은 107.2±80.3 ms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모두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냈다(각각 p=0.047, p<0.013).
사위와 입체시에 관한 많은 선행연구들은 사위의 형태와 그 정도에 따른 입체시력(분해력)의 상관관계 를 조사했다. 본 연구와 직접적인 연관인 있는 국내 에서는 110명의 외사위안을 대상으로 외사위 정도에 따라 입체시의 평균을 조사한 Shin 등에 의하면 외사 위 3 △까지는 입체시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전체적으로 입체시는 외사위의 정도와 무관하다고 보 고했으며 37명을 대상으로 한 Chung at al9)은 사위 교정 전후의 입체시력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으나 사 위도가 증가할수록 입체시력이 감소한다고 보고했다. 기타 해외에서도 내사위와 입체시는 반비례하지만 외 사위의 경우 입체시와 무관하다고 보고하기도 했으며 관련이 있다고 하는 측2),3),8)과 무관하다고 하는 측4),5) 의 주장이 여전히 팽팽하다. 한편 시간주파수(Hz)를 활용한 입체시의 시간적 도메인을 알아본 선행연구에 서는 입체시차 0.25°이상을 갖는 표적의 경우 1 Hz 까지는 큰 변화가 없으나 1 Hz 이후 원근감이 감소했 음을 보고했다.10) 다만, 입체시의 평가를 공간적 그리 고 시간적으로 나누어 생각해보면 앞서 열거한 기존 의 연구결과들은 공간적 특성을 해석하고자 하였거나 시간주파수를 활용함이었으나 입체시차를 활용한 반 응시간을 연구하고자 했던 본 연구의 목적과는 길을 달리 한다고 생각된다.
Ⅳ. 결론
최근 입체시각을 이용한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 고 있다. 산업적으로 만들어지는 가상의 입체 기술의 속도는 그 기술 이면에 도사리는 안전성이나 효율성 을 깊이 들여다 볼 여유를 주지 않는다. 이러한 시대 적 상황에 맞추어 입체지각의 시간적 특성에 관하여 살펴보고자 했다. 독일어권의 대표 검안법인 MKH는 본래 주시시차 교정을 통해 입체지각을 높이고자 개 발되었으나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주시 시차의 교정 이전에 먼저 시행하는 운동성 융합력인 외안근의 긴장을 이완시켜주는 것만으로도 입체지각 의 질을 일정부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자각적 증상을 드러내지 않는 한 즉각 적인 광학적 교정보다 추적관찰을 권장하는 전 세계 적 양안시 교정 경향 이외에도 자각적 증상이 없는 안 위이상이라 하더라도 입체지각의 반응시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