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고령인구의 구성비 와 기대수명의 증가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연령 관 련 만성 질환의 유병률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 세이다. 우리나라에서 지정한 12개 만성질환 중 관절염 의 진료인원은 2021년 500만 명으로 고혈압(706만 명) 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고 골관절염(osteoarthritis, OA)과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RA)의 유병률도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에 이어 네 번째를 기 록했다.1,2)
골관절염은 관절의 돌이킬 수 없는 구조적, 기능적 변 화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질환으로 노인의 통증 과 장애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3) 연령은 골관절염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4) 일반적으로 골관절염 이 퇴행성의 비염증성 관절 질환이라는 개념과 달리 골 관절염이 만성 저등급의 염증과 관련 있다는 것이 최근 여러 연구에서 증명되고 있다.5) 또한 관절 염증과 더불 어 골관절염 병태생리의 중요 요인으로 산화 스트레스의 영향이 제시되었는데 IL-1β, TNF-α 및 IL-6 등의 염 증성 사이토카인의 증가와 감소된 세포 내 항산화 능력 은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의 과도 한 생산을 자극하여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한다.6,7) 골관 절염 연골세포에서 상승된 ROS와 염증 반응은 양성 피 드백 시스템을 형성하여 세포외 기질(extracellular matrix, ECM) 합성의 감소 및 연골세포의 세포자멸사 를 유도하여 골관절염의 병리학적 변화에 기여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8-10)
시각 장애 및 실명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노인 건강 문제이며 공중 보 건 문제의 하나이다.11) 55세 이상 노인의 시력 손상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안과 질환으로는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 등이 있으며 노화, 흡연, 성별, 염증과 산화 스 트레스 등 다양한 유전적, 환경적 요인들이 위험요소로 알려져 있다.12-14)
기존 연구에서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관절 질환과 안과 질환과의 연관성은 주로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증명 되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 및 관절 외 장기를 타 깃으로 하는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으로 간주되는데 다양한 중증도의 안과증상이 장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의 관절 외 표적 및 RA 치료 약물의 합병증으로 관찰되 어졌다.15,16) 속발성 쇼그렌 증후군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안구건조증이 류마티스 관절염의 대표적인 안질환이며 그 밖에 건성 각결막염, 원발성 개방각 녹내장, 상공막 염과 공막염 등도 보고된 바 있다.17-19) 그러나 류마티스 관절염을 제외한 다른 관절염에서 안구질환과의 연관성 및 기전 연구는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 골관절염과 관 련하여 안구건조증, 황반변성 그리고 가성 박리 증후군 과의 연관성 연구들이 소수 보고된 바 있으나 황반변성 과 관련하여 연구들 간에 상반된 결과들이 보고되기도 하였다.20-23)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원 시자료를 이용한 단면연구를 기반으로 노인에게 흔한 관 절염 및 골관절염과 3 대 주요 안과 질환과의 상관관계 를 알아보고자 한다.
Ⅱ. 대상 및 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제7기(2016~2018) 국민건강영양조사자료 (Korea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KNHANES)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국민건강 영양조사는 국민건강증진법 제16조에 따라 제1기(1998) 부터 제3기(2005) 까지 3년 주기로 실시하였고, 이후 연중 조사체계로 개편되어 제4기(2007~2009)부터 현 재까지 매년 실시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내용은 국민의 건강행태, 만성질환 유병 현황, 식품 및 영양섭 취실태 등을 포함한다. 본 연구의 대상은 만 50세 이상 의 성인 남자 1,384명, 여자 1,859명으로 구성된 총 3,243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본 연구에 활용된 자료는 자가기입식 설문자료로 연령, 성별, 결혼상태 및 교육수 준 등의 일반적 상태와 흡연, 음주 등의 생활행태를 본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으로 사용하였다. 관절염과 골 관절염 그리고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 등은 의사진단 여부에 따라 질환여부를 분류하였다.
2. 연구 방법
본 연구의 통계분석은 IBM SPSS Statistics 20(SPSS Inc., Chicago, IL, USA)을 이용하였으며 모든 유의수 준은 p<0.050인 경우로 판단하였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및 질환과의 관계 분포가 대부분 범주형으로 카이 제곱 검정(chi-squared test)을 이용하였으며, 관절염 과 골관절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서 안질환과의 연 관성 분석은 로지스틱 회귀분석(logistic regression)을 이용하였다. 결과값은 단변량 분석을 통하여 두 변수와 의 관련성을 확인하고, 다변량 분석으로서 연령과 성별 을 보정한 Model Ⅰ과 연령과 성별, 교육수준, 결혼, 음주, 흡연 등 일반적 특성을 보정한 Model Ⅱ를 제시 하였다. 따라서 최종 결과 해석은 주로 Model Ⅱ에 근 거하여 설명하였다.
Ⅲ. 결 과
1.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본 연구대상자는 총 3,243명으로 50대의 경우가 35.15%(1,140명)로 가장 많았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분 포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의 경우는 여성이 1,859명(57.32%)으로 남성 1,384명(42.68%) 보다 많 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의 경우는 초졸 이하가 1,142명(35.21%)으로 가장 많았으며 고졸이 그 다음으 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948명, 29.23%). 결혼 상태는 기혼이 3,182명(98.12%)으로 대부분 기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대상자 중 흡연자는 1,281명(39.5%) 이 었으며, 음주자는 2721명(83.9%) 이었다(Table 1).
2. 관절성 질환에 따른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Table 2에서와 같이 관절염과 골관절염의 경우, 연령 에 따라 유의한 분포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연령의 증가와 함께 관절염과 골관절염의 유병률도 증가하는 것 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라서도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관절염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은 초졸 이하가 높은 관절염 분포를 보인 반 면, 결혼 여부에 따라서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 다. 또한 흡연군에서 관절염이 없는 경우가 많았으며, 음주를 하지 않는 그룹이 오히려 관절염이 높았다.
3. 관절성 질환과 안질환의 관련성
Table 3에서 안질환과 관절염 간의 분포 및 관계를 제시하였다. 백내장을 가지고 있는 그룹에서 백내장이 없는 경우 보다 관절염과 골관절염을 진단 받는 경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0.001). 녹내장의 경우, 녹내 장을 가진 그룹에서 관절염과 골관절염을 진단 받는 경 우가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0.050). 또한 황반변성을 가진 그룹에서도 관절염과 골관절염을 진단 받는 경우가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0.010).
관절성 질환이 안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분석 하기 위하여 표 4에서와 같이 로지스틱 회귀분석으로 연 관성 분석을 수행하였다. 단변량 분석에서는 관절성 질 환이 백내장과 녹내장, 그리고 황반변성에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령과 성별 및 다른 요 인들을 보정한 상태(Model Ⅱ)에서는, 관절염이 1.296 배(95% CI: 1.054~1.594) 정도 백내장의 위험을 증가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골관절염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골관절염은 2.758배(95% CI: 1.342~5.668) 황반변성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 로 나타났다. 반면, 모든 변수를 보정한 상태에서 녹내 장은 관절염이나 골관절염 모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 로 나타났다.
Ⅳ. 고 찰
본 연구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제7기 원시자료를 이용 하여 관절성 질환이 안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와 그 연관성 정도를 파악하고자 수행되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백내장과 녹내장, 황반변성은 χ2검정과 로지스틱 회귀분석의 단변량 분석에서 관절성 질환과 유의한 연관 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백내장과 황반변성은 2.3~2.6배 까지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 각각의 변수들이 연령과 성별이라는 주요 변 수가 또 하나의 관련 변수로 작용하기에 본 연구에서는 주요 변수들을 보정한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제시 하였다. 연구 결과, 연령과 성별을 보정한 Model Ⅰ에 서는 관절염이 백내장과 황반변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 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며, 골관절염은 황반변성에만 영 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과 성별 및 다른 요인들을 보정한 상태(Model Ⅱ)에서, 관절염은 1.296 배(95% CI: 1.054~1.594) 백내장의 위험을 증가시키 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황반변성은 관절염과 골관절 염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여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 다. 관절염은 2.413배(95% CI: 1.172~4.968), 골관절 염은 2.758배(95% CI: 1.342~5.668) 황반변성의 위 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모든 변수를 보 정한 상태에서 녹내장은 관절염이나 골관절염 모두 영향 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본 연구와 비슷한 방법으로 분석 진행되었으 나 반대의 결과를 보여주는 연구도 있었다. Zhu 등23)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단면 연구에서 관절염 및 골관절염은 황반변성과 부정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보고하였다.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모델에서 공변 량 보정 후, 모든 관절염과 골관절염은 연령관련 황반변 성에 유의하게 낮은 Odds Ratio를 보여주었다 (모든 관 절염: OR=0.64, 95% CI: 0.43~0.94; 골관절염: OR=0.52, 95% CI: 0.33~0.82). 즉 관절성 질환이 있 는 사람은 관절염이 없는 사람에 비해 연령 관련 황반변 성이 생길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단면 연구에서는 관절염과 초기 또는 후기 황반변성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다고 보고하기도 하였다.24) 한편, 호주 성인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에서는 황반변성과 골관절염에 의한 고관절 전치환 위험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관찰되었고, 이것은 고관절 교체의 10년 누적 발생률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2) 본 연 구 결과를 비롯하여 선행 연구 결과들 간의 일치되지 않 는 결과 및 결론적 모순은 관절염과 황반변성과의 연관 성에 상당한 의문을 제시할 수 있겠으나 이것은 각 연구 들의 표본 크기와 특성, 연구 설계 방법, 변수의 보정 등 에 기인할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제한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는 단면 연구 자료라는 한계도 있을 수 있다고 본 다. 이러한 관점에서 코호트 연구가 아닌 단면 연구로서 관절성 질환과 안질환의 시간적 선후 관계가 분명하지 않고, 관련 약물 복용 등과 같은 기타 관련 요인을 함께 분석하지 못한 점이 본 연구에서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최근 발표된 Rein 등25)의 논문에 의하면 2019년 미 국 성인의 11.64%(약 1,834만 명)가 황반변성을 앓고 있고 말기 황반변성의 유병률도 1% 정도로 추정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2017년에 비해 2021년 황반변성 환 자가 약 2.3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26) 황반변성은 선진국에서 65세 이상 시각장애 및 실명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드루젠의 축적과 광 수용체 및 망막색소상피의 퇴화를 특징으로 하는 만성 염증 질환이다.27) 연령, 흡 연, 가족력 및 빛 노출 등이 황반변성의 위험요소이며 만성 염증, 지질 및 지단백의 침착, 산화 스트레스 및 세 포외기질 파괴 등의 노화 변화가 불균형을 초래하는 다 인자적 후천성 질병이다.28) 기전은 정확하게 알려져 있 지 않지만 담배에 포함된 강력한 산화제 성분들이 DNA, 지질 및 단백질을 산화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고, 산화 스트레스 관련 유전자의 유전적 변이, 미토콘드리아의 손상 및 수의 감소 등이 산화 스트레스 관련 황반변성의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9-31)
이처럼 골관절염과 황반변성 사이에 염증, 산화 스트 레스의 증가, 세포외 기질 구조와 기능의 손상, 노화 등 의 기저 요인이 공유되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두 질환 사이 연관성의 이유, 인과 관계는 분석할 수 없었다. 따 라서 본 연구에서 확인된 황반변성과 골관절염의 통계학 적 연관성에 관련된 분자 기반 연구도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향후 전향적 연구를 통해 골관절염과 황반 변성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부담으 로 작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연령 관련 질병들 간의 연관 성을 조사한 것이었다. 관절염과 안과 질환 사이의 유의 미한 연관성을 통하여 선제적 검진으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데 또한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Ⅴ. 결 론
본 연구에서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제7기 원시자료를 이용하여 관절성 질환이 안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와 그 연관성 정도를 파악하고자 하였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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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의 주요 3대 안과 질환은 관절염 및 골관절염과 유의한 관련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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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과 성별, 그 밖의 변수로 보정하면 관절염은 2.413배(95% CI: 1.172~4.968), 골관절염은 2.758배(95% CI: 1.342~5.668) 황반변성의 위 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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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변수를 보정한 상태에서 관절염은 1.296배 (95% CI: 1.054~1.594) 백내장의 위험을 증가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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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변수를 보정한 상태에서 관절염과 골관절염은 녹내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