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세계보건기구(WHO)의 제10차 국제질병분류(ICD-10) 기준에 의하면, 실명이란 시력3/60(0.05) 이하 또는 이 에 상응하는 시야상실로 정의된다.1) 실명을 유발하는 대 표적인 안질환으로 녹내장, 황반변성이 있으며, 당뇨병 으로 인한 미세혈관 합병증 중의 하나인 당뇨병성망막병 증 또한 전 세계적으로 실명의 위험이 매우 높은 안질환 이다.2-4)
녹내장은 안압 상승 등의 원인으로 인하여 영구적인 시신경 손상을 유발하는 안질환으로서,5,6) 적절한 치료 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실명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안 질환이다.7,8) 전 세계적으로 녹내장 유병률은 증가추세 에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 질병통계에 따르면 2012년 28만 명에서 2016년 81 만 명으로 연평균 8.5%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고 한 다. 황반변성은 눈 안쪽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의 변성 및 퇴화로 인해 빛을 보는 기능이 약화되거나 소실 되는 것을 질환으로서,9,10) 나이관련황반변성은 서구에 서 65세 이상의 고령층 실명의 가장 주된 원인 질환이 며, 전 세계적으로도 세 번째 실명 원인질환으로 알려져 있다.11) 우리나라 또한 식생활의 서구화와 고령화로 인 해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국민건강통계(2017)에 의하면, 만 40세 이상에서 나이관련황반변성의 유병률 이 13.4%로 당뇨망막병증에 이어 2위로 조사되었다.12) 당뇨병성망막병증은 신증, 신경병증과 더불어 당뇨병 환 자 약 1/3에서 발병하는 미세혈관 합병증으로서 망막모 세혈관이 손상되어 시력 저하 및 실명에 이르게 될 수 있다.13) 당뇨망막병증의 발생기전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 지지 않았으나, 높은 혈당으로 인해 망막모세혈관이 손 상되어 미세혈관 소실 등의 허혈성 변화가 생기면서 미 세혈류 순환장애가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14) 제7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당뇨망막병증의 유병률은 40세 이상의 경우 19.6%이나, 65세 이상은 17.8%로 다소 낮게 조사되었다.15)
최근 의학과 건강보험제도의 발전으로 무산동 카메라 에 의한 안저 사진 및 비접촉 안압계에 의한 안압측정 등이 기본검사항목으로 시행되면서, 상기의 안질환으로 의심되는 환자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16) 초고령사 회로의 진입이 급속화되면서 안질환 유병률의 증가는 계 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17)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안질환은 시력저하나 시력손 실이라는 위중한 신체장애를 초래하여 신체의 불편함을 넘어 일상생활에 부담을 주게 된다. 뿐만 아니라 시력 저하로 인한 낙상의 가능성을 높여 골절 등의 2차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으며,18) 불안과 우울 등의 심리적 인 문제를 발생시켜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19) 황반 변성 진단을 받은 노인환자는 일반인에 비해서 우울증이 1.2배가 높고, 적응장애는 2.47배 더 높다는 연구결과 도 있다.20) 그러나 녹내장 환자의 경우 말기로 진행되기 전까지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녹내장과 삶의 질의 저하는 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었다.21) 다만 소 득 그룹과 녹내장의 관련성 조사에서 저소득군의 녹내장 환자 비율이 높게 조사되면서 녹내장으로 인한 사회적 소득 불평등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17)
이렇듯 3대 안질환은 환자들의 삶의 질과 소득수준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에도, 국내에서 선행된 연구 는 상기 안질환의 유발 인자에 대한 분석들이 대부분이 다. 드물게 보이는 ‘안질환과 삶의 질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들은 대부분 백내장 등의 특정 안질환과 삶의 질에 관한 연구22) 또는 시력과 삶의 질에 그치고 있으며,23)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안질환과 삶의 질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제 7기(2016~2018년도) 국민건강영 양조사에 참여한 대상자들 중 만 50세 이상의 연령 군을 대상으로 녹내장, 황반변성 및 당뇨망막병증의 의사진단 여부와 삶의 질의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3대 안질환이 삶의 질에 끼치는 영향을 파악하 고, 그 위험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며, 향후 안질환과 삶의 질 관련 연구의 기초자료로 사용되고자 한다.
Ⅱ. 대상 및 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제 7기(2016~2018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에 참여한 대상자들 중 만 50세 이상의 연령군 남자 1,472 명(43.2%), 여자 1,932명(56.8%)로 구성된 총 3,522명 을 기본 대상자로 하였다. 조사항목은 가구원확인조사, 건 강설문조사, 검진조사, 영양조사를 포함하였다.
2. 조사내용 및 통계방법
1) 설문조사
성별, 학력, 직업 등 일반적인 특성과 녹내장, 황반변 성 등의 의사 진단여부에 따른 건강면접조사는 자기기입 식 설문작성을 참고로 하였다. 당뇨병성망막병증의 유병 률은 안과의 안저검사 및 빛간섭단층촬영 결과에서 당뇨 망막병증 소견자료로 정하였다.
2) 삶의 질
삶의 질은 국민건강영양조사 항목에 있는 HRQOL수준 평가 항목으로 EuroQol (EQ)그룹에서 개발한 EuroQol- 5 Dimension(EQ-5D)을 본 조사에 사용하였다. EQ-5D 값은 시각 아날로그 척도(visual analogue scale, VAS) 와 현재 본인의 건강 상태를 묻는 5개의 문항(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생활, 통증/불편감, 불안/우울)에서 계산된 효용값(utility index)이다. 각 문항에 대한 값은 문제가 없을 경우 1점, 중등도의 문제가 있을 경우 2점, 중증의 문제가 있을 경우 3점으로 계산한다. EQ-5D index는 1 에 가까울수록 좋은 건강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3) 통계분석
본 연구의 통계분석패키지는 SPSS 18을 사용하였고, 유의성 검정은 p<0.050 수준으로 하였다. 연구결과의 제시를 위해 기술통계분석에서는 빈도에 따른 분포도와 평균(표준편차)으로 나타내었고, 유의성 검정은 각각에 있어서 X2와 독립된 t-test를 이용하였다. 또한, 각 질 환별 건강관련 삶의 질 요인은 로지스틱회귀분석을 이용 함으로써, 성별과 연령을 보정한 Odds ratio는 model I, 성별과 연령, 교육과 직업을 보정한 Odds ratio는 model II 를 통해 나타내었다.
Ⅲ. 결 과
1. 일반적인 특성
본 연구 대상자는 남자 1,527명(43.4%), 여자 1,995 명(56.6%)로 구성된 총 3,522명이었다. 본 연구의 특성 상 만 50세 이상의 연령군으로 한정지어, 평균연령은 만 64.59세이며, 대상자는 50세에서 80세까지의 연령 범 위를 가졌다. 또한 각 질환별 대상자를 추출하는 과정에 서 일부 설문을 응답하지 않은 대상자들이 있어 결측값 도 존재하게 된다. 교육수준은 고졸 26.9%, 대졸이상 17.6%, 중졸 15.2%를 보였으며, 대상자의 연령군이 높 아 초졸(32.6%)이 가장 많았다. 직업군은 주부, 학생들 무직의 비율이 42.2%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서비 스나 세일즈 종사자(11.9%), 단순노동(11.2%)순으로 많 았다(Table 1).
2. 3대 안질환과 삶의 질 분석
1) 녹내장과 삶의 질 분석
녹내장에 따른 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성은 Table 2와 같다. 녹내장의 의사진단을 받은 대상자는 남자 53명보 다 여자 72명이 더 많아 보였으나 성별에 따른 유병률은 같았다. 의사진단을 받은 평균연령은 만 70.02세로 의 사진단을 받지 않은 경우보다 약 6세 정도 유의하게 많 은 것으로 나타났다(p<0.050).
녹내장의 의사진단에 따라 현재의 건강 상태를 묻는 5개의 문항(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생활, 통증/불편 감, 불안/우울)중에서 운동능력과 일상활동, 통증/불편 은 의사진단을 받지 않은 그룹에 비해 받은 그룹에서 통 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점수를 보였다. 특히 운동능력 은 의사진단을 받지 않은 그룹 1.24보다 의사진단을 받 은 경우 1.47로, 통증/불편은 의사진단을 받지 않은 그 룹 1.33보다 의사진단을 받은 경우 1.51로 유의하게 높 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Q-5D index 값은, 녹내장 진단을 받은 경우(0.85) 가 받지 않은 경우(0.92)보다 유의하게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p<0.000).
건강과 관련된 삶의 질 요소에 따른 로지스틱회귀분 석결과 녹내장을 가지고 있는 경우, 녹내장이 없는 경우 보다 운동능력은 약 1.32~1.34배, 일상활동에서의 불 편함이 1.52~1.53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통계 적 유의성은 없었다.
2) 황반변성과 삶의 질 분석
황반변성에 따른 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성은 Table 5 와 같다. 녹내장의 의사진단을 받은 대상자는 남자 20명 (51.3%)과 여자 19명(48.7%)으로 비슷한 분포를 보였 다. 의사진단을 받은 평균연령은 만 70.23세로 의사진 단을 받지 않은 경우보다 약 5세 정도 유의하게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p<0.050).
황반변성의 의사진단에 따른 삶의 질은 5개의 문항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생활, 통증/불편감, 불안/우 울)중에서 자기관리 영역에서만 의사진단을 받지 않은 그룹(1.06)에 비해 받은 그룹(1.23)에서 점수가 유의하 게 높게 나타났다.
EQ-5D index 값은 황반변성을 진단을 받은 경우 (0.86)가 받지 않은 경우(0.92)보다 낮아지는 결과를 보 였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Table 6).
Table 7에서와 같이 건강과 관련된 삶의 질 요소에 따른 로지스틱회귀분석결과 황반변성을 가지고 있는 경 우, 황반변성이 없는 경우보다 자기관리능력 상실의 위 험성이 약 2.56~2.69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p<0.050).
3) 당뇨병성망막병증과 삶의 질 분석
당뇨병성망막증에 따른 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성은 Table 8과 같다. 당뇨병성망막증의 의사진단을 받은 대 상자는 남녀 모두 57명으로 같은 분포를 보였다. 의사진 단을 받은 평균연령은 만 65.39세로 의사진단을 받지 않은 경우의 평균연령 66.22세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당뇨병성망막병증의 의사진단에 따른 삶의 질은 5개 의 문항(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생활, 통증/불편감, 불 안/우울) 모든 영역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 다. 당뇨병성망막병증의 유병여부는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여주었다(Table 9).
건강과 관련된 삶의 질 요소에 따른 로지스틱회귀분 석결과 당뇨병성망막병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 당뇨병성 망막병증이 없는 경우보다 일상활동에서의 불편함이 1.33~1.37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통계적 유의 성은 없었다(Table 10).
Ⅳ. 고찰 및 결론
본 연구는 제7기(2016~2018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에 참여한 대상자 가운데 만 50세 이상의 연령군 3,522 명을 기본 대상자로 전체 대상자 중 녹내장, 황반변성, 당뇨병성망막병증의 의사진단여부와 삶의 질의 관련성 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 대상자 3,522 명 중 남자는 1,527 명(43.4%), 여자는 1,995 명(56.6%)이었고, 평균연령은 만 64.59 세였다. 대상자의 연령군이 높은 관계로 교육수준은 초 등학교 졸업이 32.6%로 가장 많았다.
녹내장은 성별에 따라서 유병율의 차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의사진단을 받은 대상자는 남자 53 명(3.8%)보 다 여자 72 명(3.8%)이 더 많았으나 유병율은 같았다. 그러나 연령과 교육수준, 직업군에서는 유의한 유병율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의사진단을 받은 평균연령은 만 70.02세로 의사진단을 받지 않은 경우보다 약 5.6세 정도 유의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에 있어 서도 초졸의 경우는 의사진단을 받은 대상자가 63 명 (5.5%)으로 다른 교육수준의 대상자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직업군에서도 의사진단을 받은 직업군 중 무직 은 76 명(5.1%)으로 다른 직업군에 비해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교육수준과 직업군의 유병율 차이는 연령의 차이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교육수준도 낮은 경우가 많으며 무직이 많기 때문이다.
황반변성은 성별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24), 연령의 증 가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25) 우리의 연구에서도 황반변성에서는 나이에서만 유의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의사진단을 받은 평균연령은 만 70.23세로 의사진단을 받지 않은 경우보다 약 5세 정도 유의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성망막병증의 경우 선행연구와의 비교에서 일 반적 특성과 관련하여 일치된 견해를 보이지 않았다. 남 자가 더 많다는 연구26)도 있었고 여자에서 더 많다는 보 고27)도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연령에서만 유의한 차이 를 보였다. 그러나 의사진단을 받은 평균연령은 65.39 세로 의사진단을 받지 않은 경우보다 약 1세 정도 유의 하게 적어 다른 안질환과는 반대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 었다.
3대 안질환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공통적으로 연령이 라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교육수준과 직업군은 백내장 과 녹내장에 영향을 주었다.
녹내장과 삶의 질의 관계에서는 EQ-5D의 3가지 영역 에서 모두 유의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운동능력은 의사진단을 받지 않은 그룹 1.24보다 의사진단을 받은 경우 1.47로, 통증/불편은 의사진단을 받지 않은 그룹 1.33보다 의사진단을 받은 경우 1.51로 유의하게 높아지 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통증의 경우 녹내장과 상관성 이 없다는 기존연구도 있었다28). 또한 연령과 성별, 교육 수준과 직업군 등의 로지스틱회귀분석을 한 결과 모든 영 역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
황반변성과 삶의 질의 관계에서는 EQ-5D의 자기관 리 영역에서만 의사진단을 받지 않은 그룹(1.06)에 비해 받은 그룹(1.23)에서 점수가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한 결과에서도 황반변성을 가지 고 있는 경우, 황반변성이 없는 경우보다 자기관리능력 상실의 위험성이 약 2.56~2.69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 타났다.
당뇨병성망막증 환자의 삶의 질은 정상군과 비교하였 을 때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기능이 저하된다는 기존 연구29)가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당뇨병성망막증의 유 병여부는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여주 었다. 또한 로지스틱회귀분석 결과에서도 모든 영역에서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3대 안질환은 연령에 의한 영향이 많은 질환이기에 노인에게는 각별히 유의해야 하는 질환이다. 특히, 황반 변성의 경우에는 자기관리능력 상실을 통해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는 위험이 크다는 것을 본 연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다만, 본 연구는 단면연구라는 한계로 인해 안질환들 과 다른 위험요인들 간의 시간적 선후관계를 고려할 수 없다는 제한점이 있다. 하지만 그런 제한점에도 불구하 고 본 연구는 주요 안질환의 예방을 통해 노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리라고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