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백내장은 고령층에서 노화로 인한 가장 흔한 안과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9,500만 명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백내장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1) 실명 인구의 42%, 아시아에서는 39%가 백내장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될 정도로 시력 저하와 실명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2-5)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이용한 한국인에서 백내장 에 대한 유병률 조사(2008-2012)에 따르면, 40세 이상 에서의 백내장의 유병률은 42.28%(95% CI, 40.67– 43.89)이며, 성별에 따라서는 남자에서는 40.82%(95% CI, 38.97–42.66), 여자에서는 43.62%(95% CI, 41.91 –45.33)로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6) 백내장은 보통 연령 의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나, 일부 유전적 소 인, 알콜 복용, 흡연, 고혈압, 당뇨병, 약물 복용 및 UVB 방사선에 대한 환경 노출과도 관련이 있는 다인성 질환이다.7-9)
특히 일부 논문에서는 10 μm 이하의 미세먼지(PM) 형태의 대기오염물질이 사람의 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10,11) 국내 결과에 따르면 한국 국민보험공단-국가표본코호트(NHIS-NSC)에서 입자상 물질(PM) <10 μ m 크기(PM10) 및 이산화질소(NO2) 노출이 백내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2,13) 1999년도 인도의 농 촌 인구 기반 연구에서는 화재/ 분진 노출(OR=2.09)과 일상적인 요리에서 나무와 소똥 같은 값싼 요리 연료로 서의 바이오매스 연료(OR=2.06)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서 대기오염물질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수록 백내장과 관 련이 있다고 제안하였다.14) 이후 다른 연구에서도 바이 오매스 연료에 노출되는 것이 여성의 백내장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15) 바이오매스 연료 연소의 다 른 성분은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PAH)(벤젠, 톨루엔 포 함)이다.
따라서 대기오염의 알려진 부작용에서 눈과 관련하여 백내장과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직 까지는 많은 연구가 알려지지 않고, 특히 환경오염물질 중 휘발성 유기화합 물질, 특히 생체시료와 관련된 논문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휘발성 유기화합 물질의 개인 생체시료와 환경 노출 그리고 백내장과의 연관성을 보고자 한다.
Ⅱ. 대상 및 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우리나라 국민의 가정 실내공기질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제8기(2020년 7월~2021년 8월) 국민 건강영양조사16)에 참여한 대상자 중 만 40세 이상이면서 백내장의 진단 여부에 대한 설문에 참여한 성인 총 1,150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백내장에 대해서는 의사진단 여부를 묻는 자기기입식 설문 작성 자료를 이용하였다.
2. 설문내용 및 환경오염물질16)
본 조사에 사용된 설문내용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포함된 성별, 연령, 결혼 여부, 음주, 흡연 등과 같은 일반적인 설문과 고혈압, 당뇨, 백내장과 관련된 의사진단 여부, 그리고 가정 실내공기 질과 관련된 최근 6개월 이내의 집수리나 새 가구 구입 여부, 음식 조리, 환기 등과 같은 설문을 분석에 적용하였다.
가정 실내공기 질 조사 및 환경유해물질 생체지표 조사는 실제 각 가정의 실내공기 질과 개인 생체지표 시료 분석자료로 나뉘는데, 본 연구에서는 환경유해물질 생체 지표 조사를 활용하였다. 생체지표분석법은 ‘LC-MS/ MS를 이용한 소변중 휘발성 유기화합물 대사체 동시 정량분석법’을 참조할 수 있다. 분석 결과는 개개인의 요중 크레아티닌 보정값을 사용하였으며, 검출한계처리에 관해서는 LOD/ 로 계산하여 적용하였다. 본 연구 결과에서는 물질의 이해를 위해 대사체의 원물질로 표현하였다. 각 물질의 대사체는 다음 Table 1과 같다.
3. 통계분석
본 연구의 통계분석은 SPSS 27(Ver. 27.0 for Windows, SPSS Inc., Chicago, IL, USA)을 사용하였고, 유의성은 p<0.050 수준에서 검증하였다. 결과는 주로 기술통계를 제시하였으며, 빈도에 따른 분포도와 평균(표준편차)으로 나타냈다. 환경오염물질은 기하평균과 기하표준편차로 제시하였다. 본 연구의 모든 통계분석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원시자료 분석지침서에 따른 복합표본설계 요소(층, 군집, 가중치)를 반영한 복합표본 빈도분석과 복합표본 평균분석에 의한 카이검정과 T검정으로 유의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백내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관성 분석은 복합표본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하였다.
Ⅲ. 결 과
1. 일반적인 특성
본 연구대상자는 남자 589명(43.1%), 여자 561명 (56.9%)로 구성된 총 1,150명이었다. 연령으로는 40~ 70대 이상까지 전체 각각 25.9%, 23.04%, 26.0%, 25.04%로 비슷한 분포를 보였으나, 백내장의 유·무로서는 연령대의 증가와 함께 백내장 유병률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여부에서는 기혼이 대부분이었다(Table 1). 최근 6개월 내 집수리나 집안환기는 백내장의 유무와 관련이 없었다(Table 2).
2. 환경오염물질의 농도
본 연구대상자들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실내 환경오염 물질의 평균농도(GM)를 분석한 결과, 성별, 실내환경여건 등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었다. 성별에서는 Benzene, Styrene, Xylene, 1-Bromopropane과 1,3-Butadiene의 평균농도(GM)는 여자가 남자대비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반면 Acrolein는 남자가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물질별로 평균농도(GM)는 변수별 다른 양상을 보였다. 예를 들어 흡연의 경우 Benzene과 1-Bromopropane은 흡연을 하지 않는 그룹이, Toluene, Ethylbenzene& Styrenen, Xylene,과 Acrolein은 흡연하는 그룹이 더 높게 나타났다. 또 일부 물질에서는 환기시스템에 따라 농도가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 Xylene과 1,3- Butadiene의 생체대사물질은 환기하는 그룹보다 하지 않는 그룹에서 기하평균농도(GM)가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Table 3).
3. 백내장과 환경오염물질
백내장의 유병 유·무에 따른 환경오염물질농도는 대부분 백내장을 진단받은 대상자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Benzene, Xylene, Acrolein, 1-Bromopropane, 1,3- Butadiene은 진단받지 않은 대상자들에 비해 평균농도(GM)가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Table 4).
Table 5는 각 환경오염물질농도가 백내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한 로지스틱분석에서 연령과 성별을 보정하였을 때의(Model I) Odds Ratio와 알콜, 흡연, 소득, 고혈압과 당뇨를 보정할 때(Model II) Odds Ratio를 보여주는 것으로, 특히 1,3-Butadiene은 약 2배의 위험 도로 백내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Ⅳ. 고찰 및 결론
많은 일반적인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백내장의 위험 인자로써 환경오염 물질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미흡하다. 이에 본 연구는 제8기(2019~2021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중에서 2020년 7월부터 2021년 8월까지 가정 내 실내 공기질측정을 실시한 대상자 가운데 만 40세 이상의 1,150명을 기본 대상자로 백내장의 의사 진단 여부와 실내 환경오염물질의 생체지표와의 연관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실내공기오염과 관련하여서는 PM2.5에 더 많이 노출되면 백내장 수술 위험이 5% 증가하는 것과 관련이 있고. 가장 낮은 사분위수와 비교하여 가장 높은 사분위수에서 PM2.5, NO2 및 NO×에 노출된 참가자는 백내장 수술을 받을 가능성이 각각 14%, 11% 및 9% 더 높아 졌다고 하였다.12) 미국 환경보호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에 따르면 실내 환경요인으로는 실내 온도, 습도, 생물학적 오염물질(세균, 바이러스, 진균, 흡입 알레르겐 등), 휘발성 유기 화합물 (Volatile Organic Compounds, VOCs), 포름알데하이드(formaldehyde), 실내미세먼지, NO2, CO, 석면 (asbestos), 납(lead), 살충제(pesticides) 라돈(radon) 등을 들 수 있다.17,18) 휘발성 유기 화합물은 주변 온도(20°C에서 증기압 ≥0.01 kPa)에서 증발할 수 있는 화학 물질의 한 종류로 수천 개에 달하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은 환경 어디에나 존재하며 다양한 자연 및 인위적 소스에서 유래한다. 휘발성 유기 화합물은 담배 연기와 차량 배기가스에는 수백 가지가 포함되어 있고, 식품의 열처리와 바이오매스 연소는 일련의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배출할 수 있다.19) 상기와 같이 식품의 열처리에 의한 휘발성 유기 화합물 발생처럼 실내에서의 오일을 사용하는 요리과정에서도 휘발성 위험요인의 환경 노출은 배제할 수 없다. 요리는 대기질, 기후 및 인간 건강에 해로운 주변 휘발성 유기 화합물의 공급원 중 하나이다.20) 본 연구 결과에서도 휘발성 유기화합 물질의 생체지표 농도가 조리 공간의 격리상태와 요리 시 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거실과의 격리가 이루어 지지 않았을 때 생체지표들의 농도가 대부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요리 시 Xylene과 1,3-Butadiene의 생체대사물질은 환기하는 그룹보다 하지 않는 그룹에서 기하평균 농도(GM)가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백내장 유병률의 경우 유의성은 확보되지 않았으나 환기를 하는 그룹보다 안 하는 그룹에서 백내장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충분한 환기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휘발성 유기 화합물 노출이 백내장의 영향요인으로 작용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 결과에서도 대부분 생체지표에서 백내장을 진단받은 대상자가 높은 농도를 보여주었으며, 특히 1,3-Butadiene은 교란요인들의 변수들을 보정한 후 약 2배(OR 1.905(95% CI: 1.001, 3.625))의 위험도로 백내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 연기에 널리 존재하는 1,3-Butadiene에 노출되면 폐암 위험이 높아진다고 보고되는데, 본 연구에서는 백내장의 위험도 또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21) 1,3-Butadiene은주로 합성 고무의 제조에 단량체로 사용되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인데,22) 환경적 원천은 산업 배출, 자동차 배출, 목재, 플라스틱 및 고무의 연소, 담배 연기22) 및 요리 배출을 포함한다고 한다.23) 한편, 본 연구의 흡연그룹에서의 1,3-Butadiene 농도가 유의하게 높지 않았다.
이와 관련한 노출과 인체 영향에 대한 기전을 살펴보면, 주변 대기오염은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산화스트레스의 장시간 노출은 손상된 렌즈 단백질의 축적으로 이어져 백내장을 형성하기도 하고, 활성산소종의 영향으로부터 핵 렌즈 단백질을 보호하는 글루타치온(GSH)과 아스코르브산염을 포함한 렌즈 항산화제는 바이오매스 연료에 노출된 후 고갈되기도 한다고 한다.12)
본 연구 결과에서는 백내장과 관련된 선행연구의 위험요인을 모두 제어하지는 못했다. 환경적 요인으로서는 자외선에 대한 영향에 비하면 휘발성 유기 화합물질과의 연관성은 미약할 수 있으며, 백내장의 의사진단여부에 대한 설문문항을 이용함으로써 수정체의 혼탁 유형에 따른 위험요인이 달라질 수 있는바24) 많은 영향요인을 다루지 못한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단면적 연구로서 실제 배출원인과 명확한 기전을 밝히기는 아직 부족한 면이 있으며, 생체지표의 경우 일시뇨를 이용한 일회성 단면조사로 일상생활에서의 지속적 노출 수준을 반영 하기에는 제한점이 있다. 추후 자외선 노출이 제어된 상태에서 실내환경오염물질의 다양한 노출원과 노출 기간이 포함된 백내장의 연관성에 대한 추가연구는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