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근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굴절 이상 중 하나 로, 다양한 요인에 의해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 다. 특히 디지털 기기의 사용 증가와 생활환경의 변화, 유전적 요인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며, 근시 유병률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 COVID-19 팬데믹은 실내 활동 증가와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의 급증을 초래하여 근시 진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1,2) 세계보건기구(WHO)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약 50%가 근시를 겪을 것 이며, 그중 약 10억 명은 고도근시로 인해 시각 손실 위 험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하고 있다.1,3)
근시는 크게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행동적 요인 으로 분류할 수 있다. 유전적 요인으로는 부모가 근시일 경우 자녀의 근시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으 며, 4,5) 환경적 요인으로는 실외 활동 부족이 근시 발생 및 진행을 가속화 한다는 연구가 있다. 6-8) 실외 활동은 안구 성장을 억제하는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하여 근시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COVID-19로 인해 실외 활동 이 줄어들면서 근시 진행이 가속화되었다 .6,7,9) 행동적 요인으로는 근거리 작업과 스크린 타임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팬데믹 동안 이러한 요인들이 근시를 촉진하 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7,9-11)
근시의 분류는 근시의 정도에 따라 경도 근시(굴절력 -0.50 D에서 –3.00 D 사이), 중등도 근시(굴절력 –3.00 D에서 –6.00 D 사이), 고도 근시(굴절력 –6.00 D 이상) 로 나뉜다12). 경도 근시는 일반적으로 시력 저하가 경미 하지만, 중등도 및 고도 근시는 심각한 시력 문제를 일 으킬 수 있으며, 특히 고도 근시는 망막박리, 녹내장, 황 반변성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위험이 있으며 ,12,13) 중년 층의 경우, 근시와 노안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시력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본 연구는 COVID-19 팬데믹 전후로 중년층의 굴절 력 변화를 분석하여, 팬데믹이 근시 진행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팬데믹 동안 증가한 근 거리 작업 시간이 중년층의 시력에 미친 영향을 중점적 으로 분석하고, 본 연구결과를 통해 향후 중년층의 시력 관리 및 예방적 조치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제공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Ⅱ. 대상 및 방법
1. 연구대상 및 조사내용
본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제8기(2019 년 및 2021년)에 참여한 40세 이상 60세 미만의 구면굴 절력 –0.50 D 이하인 중년층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 대 상자는 안질환이 없는 사람들로, 성별, 연령 등 일반적 특성과 근거리 작업 시간에 대한 설문 자료를 분석에 사 용하였다. 근시 정도는 굴절력에 따라 경도근시(-3.00 D 이하), 중등도근시(-3.00 D에서 –6.00 D 사이), 고도근 시(-6.00 D 이상)로 분류하였다.
2. 통계분석
통계분석은 SPSS 27(Statistical Package, IBM, USA)을 사용하여 수행되었으며, 유의성 수준은 p<0.050 으로 검증되었다. 결과는 기술통계를 사용하여 분석되었 으며, 빈도 분포와 평균(표준편차) 형태로 나타내었다. 또한, 연도별 결과 비교를 시각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일 부 결과는 그래프로 나타내었다. 연도별 평균 비교를 위 해 T-test를 사용하였으며, 범주형 데이터의 분석에는 카이제곱(χ²) 검정과 Mantel-Haenszel χ²검정이 사용 되었다.
Ⅲ. 결 과
1. 일반적인 특성
연구 대상자는 2019년에는 816명으로 남성(n=356, 53.53%)이 여성(n=460, 58.45%)보다 비율이 낮았고, 2021년에는 636명으로 남성(n=309, 46.47%)과 여성 (n=327, 41.55%)의 분포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 다. 연령별로는 40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도별 유의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른쪽 눈의 굴절력은 2019년 평균 –2.67 D, 2021년 평균 –2.91 D로, 왼쪽 눈의 굴절력은 2019년 평균 –2.61 D, 2021년 평균 –2.88 D로, 양안 모두 2019년에 비해 유의하게 높아지는 굴절력을 보였다(Table 1).
2. 근거리 작업시간에 따른 굴절력의 변화
2019년에 비해 2021년의 굴절력 평균이 전반적으로 더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4시간 이상 근거리 작업을 한 사람들의 경우 2019년에는 평균 굴 절력이 오른쪽의 경우 –2.81 D였으나, 2021년에는 –3.10 D로, 왼쪽 눈의 경우에도 –2.70 D이었으나, 2021년 에는 –3.13 D로 더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p<0.050). 특히 3시간 및 4시간 이상 근거리 작업을 한 경우에서 눈에 띄는 감소가 관찰되었다(p<0.050).
3. 근거리 작업시간과 근시정도의 관계
경도 근시 그룹에서 오른쪽 눈은, 2019년에 비해 2021년에는 경도 근시 비율이 줄어들었으며, 4시간 이 상 근거리 작업을 한 경우 2019년에는 경도 근시가 59.11%였으나 2021년에는 54.55%로 감소하였다. 반 면, 중등도 근시는 근거리 작업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고도 근시의 경 우 4시간 이상 근거리 작업을 한 경우 고도 근시의 비율 은 2019년 9.64%에서 2021년 13.64%로 눈에 띄게 증 가하였다. 2019년과 2021년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1)
왼쪽 눈에서도 2019년에 비해 2021년에는 경도 근시 비율이 줄어들었으며, 4시간 이상 근거리 작업을 한 경 우 2019년에는 경도 근시가 63.28%였으나 2021년에는 50.00%로 감소하였다. 반면, 중등도 근시는 근거리 작 업 시간이 증가할수록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2019년 4시간 이상 작업한 경우 28.39%였으나 2021년 에는 34.09%로 증가하였다. 고도 근시에서는 4시간 이 상 근거리 작업을 한 경우, 고도 근시의 비율이 2019년 8.33%에서 2021년 15.91%로 크게 증가하였다. 2019 년과 2021년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p<0.001)(Table 2, Fig 2).
Ⅳ. 고찰 및 결론
본 연구는 COVID-19 팬데믹 전후로 중년층에서 근 거리 작업 시간 증가와 실외 활동 감소가 근시 진행에 미 친 영향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팬데믹 이후 중년층의 근시도가 전반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하였으며, 특히 3 시간 이상의 근거리 작업 시간이 고도 근시로의 진행을 가속화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을 확인하였다.
근거리 작업과 실외 활동 부족의 상관관계는 본 연 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Bueno-Gimeno 등8)의 연구에서는 실외 활동 시간이 줄어들수록 근시가 더 빨리 진행된다는 결과를 제시하였 으며, 이는 본 연구와도 일치하는 결과이다 . 팬데믹 이 후 실외 활동이 줄어들면서 이러한 근시 보호 기전이 약 화된 결과, 근시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 다. Wu 등6)의 연구에 따르면, 실외 활동은 안구 성장을 억제하는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여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15) 그러나 팬데믹 동안 실외 활동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이러한 보호 기전이 약화되었고, 이는 근시 진행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 된다.2,6-9) 특히 중년층은 이미 노화로 인해 시력 조절 능력이 감소하는 시기이므로, 실외 활동 부족이 근시 진 행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2)
또한, 본 연구에서 발견된 오른쪽 눈의 굴절력이 더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은 안구 피로와 작업 습관의 영향 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Wang 등11)은 재택근무와 온라인 학습이 보편화되면서 근거리 작업 시간이 급증하 였고, 이로 인해 눈의 피로가 축적되면서 근시 진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하였다.11,14) 특히, 오른 손잡이가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를 사용할 때 오른쪽 눈 을 더 많이 사용하는 습관이 이러한 결과에 영향을 미쳤 을 가능성도 있다 .
근거리 작업 시간이 3시간 이상일 때 근시도의 증가 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 것은 기존 연구와 일치한다. Kaya 등2)의 연구에 따르면, 3시간 이상의 근거리 작업 시간은 근시 악화를 촉진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보고 되었으며, 이는 본 연구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되었다.
이 연구는 COVID-19 팬데믹이 중년층의 근시 진행 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며, 근거리 작업 시간 과 실외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 연구는 단면적 연구로, 팬데믹 이후 실제 생활 패턴의 변화가 장기적으로 시력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설명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또한, 난시와 같은 다른 굴절 이상을 포함 한 비교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향후 연구에서는 중년층뿐만 아니라 다른 연령대에서도 근시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실외 활동의 중요성과 근거 리 작업 시간의 관리가 근시 예방에 미치는 효과를 면밀 히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