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부등시는 두 눈의 굴절력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상태로, 양안의 시각 입력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서 시각적 불편감과 안정 피로를 초래할 수 있다.1) 이러한 상태는 폭주 및 조절 시스템의 부조화를 유발하며, 특히 근거리 작업에서 증상이 두드러진다. 안정적인 양안 협응과 시기능은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부등시는 이를 방해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2) Scheiman과 Wick는 부등시가 양안시기능을 저하 시켜 두통, 눈의 피로, 읽기 어려움과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3) 이는 시각적 처리 과정에서 조절과 폭주의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한다. 부등시 환자는 종종 버전스나 조절 기능 이상과 같은 양안시기능 이상을 동반하며, 이러한 상태가 장기화되면 학습 능력 저하와 업무 수행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굴절 이상을 교정하는 것을 넘어, 양안시기능을 개선 하기 위한 체계적인 관리와 훈련이 필요하다.
시기능 훈련은 조절력과 폭주력을 강화하여 양안 협응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이라고 보고되었다.4) Chakraborty 의 연구에서는 시기능 훈련이 부등시 환자에게서 양안시기능을 개선하는 데 유효한 방법임을 입증하였으며, 훈련은 환자의 시각 피로 감소와 기능적 안정성을 회복하는 데 기여한다고 언급하였다.5) 대표적인 훈련 방법으로는 Brock String과 Aperture Rule이 사용되며, 이들 도구는 양안의 협응을 자극하여 시각적 기능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킨다. Scheiman 과 Mitchell은 이러한 도구를 활용한 시기능 훈련이 양안 협응과 조절력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고 보고하였다.6)
본 연구는 부등시 환자를 대상으로 시기능 훈련을 시행하여 훈련 전후 양안시기능 변화를 분석하였다. 특히 원거리와 근거리에서 양성융합버전스 및 폭주 근점, 조절 근점 변화와 같은 정량적 지표를 통해 훈련의 효과를 평가하고, 시기능 훈련의 임상적 가치를 입증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부등시 환자 관리에 있어 시기능 훈련이 제공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치료 방안을 제시하며, 추후 유사 사례의 치료와 연구에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Ⅱ. 증례 및 고찰
1. 대상
24세 여자 대학생으로 양안 완전 교정 굴절력 차이가 3.75 D인 부등시 환자이다. 내원 당시 기존 안경은 교정 렌즈 디옵터 차이를 줄이기 위해 저교정된 상태였다. 이로 인해 원거리 흐림 증상을 호소하였고, 양안 망막 상의 선명도 불균형으로 인해 안정 피로를 겪고 있었다. 또한, 장시간 독서 시 불편한 증상이 자주 나타났다. 안경원 내원 후 굴절검사 및 양안시기능 검사를 실시하였으며, 이후 시기능훈련을 진행하였다.
2. 분석 및 처방
처방은 첫째, 굴절검사에서 나타난 굴절 이상 값을 안경과 콘택트렌즈를 사용하여 완전교정하였다. 안경은 양안 디옵터 차이에 따른 부등상시 증상을 줄이기 위해 자각적으로 측정한 배율 2%를 적용한 사이즈 렌즈를 처방 하였다. 굴절 이상과 양안 배율 차이를 완전교정한 후 부등상시 검사를 한 결과 부등상시증은 나타나지 않았다.
둘째, 수정된 토링톤법으로 측정한 결과 환자의 편위량은 원거리 1 Δ 내사위, 근거리 2Δ 외사위로 측정되 었으며, 불편 증상을 호소할 만한 뚜렷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Table 1). 버전스 측정은 스텝버전스법을 사용하였으며, 양성융합버전스가 원거리 ×/3/2 Δ, 근거리 22/23/13 Δ으로 나타났다. 이는 Morgan의 기댓값 (원거리: 9/19/10 Δ, 근거리: 17/21/11 Δ)과 비교했을 때 크게 저하된 수치로 확인되었다. 경사 AC/A비는 1:1로 나타났고, 폭주 근점, 조절 근점 그리고 양성상대 조절력 값 역시 기댓값보다 낮게 측정되었다. 특히 환자의 경우, 조절력이 나이에 따른 정상 조절력보다 낮게 나타나, 원거리보다는 근거리에서 집중력 부족 및 안정 피로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오랫동안 저교정된 안경을 착용하여 교정 굴절력이 낮은 쪽 눈으로만 원거리 주시를 한 결과, 버전스 폭이 낮게 측정된 것으로 판단된다. Bharadwaj의 연구에서도 부등시 환자가 저교정된 안경을 착용하여 한쪽 눈에 의존해 원거리 주시를 할 때 버전스 폭이 감소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7) 감각 이상 검사 결과 양안 억제나 약시는 관찰되지 않았다.
셋째, 시기능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Table 2). 훈련은 6주 동안 1주일에 1회 안경원에 방문하여 50분 씩 진행하였다. 훈련 성과를 높이기 위해 환자가 집에서도 매일 15분씩 낱개 렌즈와 Brock String, Stick prism 등을 사용해 시기능 훈련을 실시하도록 지도하였으며, 훈련 실시 여부와 시간을 확인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환자의 굴절 이상을 완전 교정한 결과, 교정시력이 1.0으로 향상되었다(Table 3). 원거리 흐림 증상도 사라졌으며, 교정 렌즈에 의한 부등상시 증상을 줄이기 위해 처방된 사이즈 렌즈를 통해 망막 상 선명도 차이로 의한 안정 피로 또한 해소되었다.8) 양안시기능 정상화를 위한 시기능 훈련을 실시한 결과, 원거리와 근거리에서 양성 융합버전스 및 음성융합버전스 값이 정상 수준으로 증가 하였다. 특히, 원거리 양성융합버전스 값은 훈련 전 ×/3/2 Δ에서 훈련 후 21/25/17 Δ로 크게 증가하였다. 조절 근점도 훈련 전 우안 12.2 cm, 좌안 13.1 cm 에서 훈련 후 우안 8.0 cm, 좌안 10.0 cm로 개선되었다. 폭주 근점 역시 훈련 전 12.0 cm에서 훈련 후 5.0 cm로 감소하여 정상 범위로 개선되었다. Bharadwaj 의 연구에서는 부등시의 정도가 증가할수록 조절 및 버전스 반응이 감소하였으며, 특히 조절 반응의 감소가 더 두드러진다고 보고하였다.7) 본 연구에서도 Bharadwaj 의 연구와 같이 부등시에 의해 전반적으로 감소되어 있던 양안시기능이 굴절이상의 교정과 시기능 훈련을 통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특히, 조절력과 폭주 근점의 개선은 환자가 근거리 작업 시 느꼈던 불편함을 해소하여 집중력을 높이고 근거리 작업 시간이 증가했음을 보고하였다.
Nawrot 등의 연구에 따르면, 시기능 훈련을 안경원에서만 실시하는 것보다 안경원과 집에서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보고하였다.9) 이번 사례에서도 약 한 달 정도의 단기간이었지만, 안경원과 집에서 시기능 훈련을 병행하여 훈련 성과가 효과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사이즈 렌즈 처방을 통해 부등시를 교정하여 양안 배율 차이에 의한 안정피로를 줄였으며, 오랫 동안 저교정으로 인해 감소된 양안의 협응성과 안정성을 시기능 훈련을 통해 정상 수준으로 개선하였다. 이로 인해 환자가 보고했던 자각 증상이 개선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본 연구를 임상 사례로 보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