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근시는 점점 증가하는 유병률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주요한 공중 보건 문제가 되고 있다.1) 특히 동아시아 국 가에서 어린이의 근시 유병률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더욱 주목이 되고 있는 가운데,1-3) 한국의 경우, 7세에 서 13세 사이의 학령기 어린이들의 근시 유병률이 60%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4,5) 어린 나이의 근 시 발생은 단순한 시력 저하를 넘어 지속적인 근시 진행 으로 고도근시의 위험성이 높아지게 된다. 고도근시의 위험성은 성인 이후에 망막박리, 황반변성 등 심각한 시 력 손상과 관련된 근시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근 시 발병 및 근시 진행의 속도를 늦추는 근시의 조기 관 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6-8)
최근에는 근시 진행 속도를 지연시키는 다양한 방법 들이 연구되고 있으며, 이러한 방법 중 하나인 각막굴절 교정술(Orthokeratology/OK-렌즈)은 근시 지연 효과 에 긍정적인 결과로 받아드리고 있다.9-12) OK-렌즈는 주로 밤에 착용하여 수면 중 각막의 형태를 변화시킴으 로써 낮 동안 별도의 시력 교정 없이도 선명한 시력을 제공하는 비수술적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근시의 진행 속도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이는 주로 망막 주변부의 상대적 굴절력 변화를 통해 이 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3)
최근까지 OK-렌즈를 통한 근시 진행의 지연 효과에 대한 연구들은 많이 보고되고 있으나 대부분 단기적이거 나 특정 국가 및 집단에 한정되어 있어 OK-렌즈를 착 용한 우리나라 어린이의 장기적 관찰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학령기 근시 어린이 (7~13세)를 대상으로 OK-렌즈 시술군과 안경을 착용 하는 대조군을 2년 동안 관찰하여 근시의 진행 정도를 비교하고, OK-렌즈의 장기적 근시 지연 효과를 평가하 고자 하였다.
Ⅱ. 대상 및 방법
1. 대상자 선정
본 연구는 2020~2024년 사이에 수도권 E 안과에 방 문한 근시 어린이를 대상으로 OK-렌즈 착용자 그룹과 안경 착용자 그룹의 2년 동안의 근시 변화량의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연구 대상의 포함 기준은 7~13세로 단안의 구면굴절력은 –1.00 D 이상 –5.00 D 이하, 원주굴절력 은 –1.00 D 이하로 하였으며, 제외 기준은 사시와 약시 가 있는 경우, OK-렌즈 착용이 부적절한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있는 경우, 눈 수술의 경험과 매일 안약을 사 용해야 하는 만성 안질환이 있는 경우, 이전에 OK-렌 즈 착용 경험이 있는 경우로써 본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 였다. 연구 대상자의 보호자에게 본 연구의 목적을 설명 하고 동의하에 데이터를 이용하였다. OK-렌즈 그룹과 안경을 착용하는 대조군에는 각각 30명(60안)과 31명 (62안)의 어린이가 포함되었다.
2. 연구 방법
1) 각막굴절교정 렌즈
본 연구에 사용된 OK-렌즈는 CRT(Paragon HDS®100 Paragon Vision Sciences, Mesa, Arizona, USA) 역기하 렌즈로 제조사가 제시한 산소침투성(DK)은 100×10-11 (cm2/sec)(mL O2/mL× mmHg)이다.
2) 굴절검사 및 데이터 수집 절차
굴절검사는 조절마비제를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동 굴절검사기기(KR-800,Topcon, Tokyo, Japan)를 이용 하여 측정한 후, 검안렌즈 세트를 이용한 자각적 굴절검사 를 시행하여 최고 교정시력을 목표로 하였다. 근시의 변화 량 분석은 등가구면굴절력(spherical equivalent, SE)을 이용하였다. OK-렌즈 그룹은 각막굴절교정 시작 전의 굴 절검사 값과 2년 후의 렌즈 착용 중지 후 굴절검사 값을 비교하였고, 안경을 착용하는 대조군에서는 완전 교정 굴 절검사 값을 기준으로 2년 동안의 근시 변화량을 분석하 였다.
3. 통계 분석
통계 프로그램은 SPSS 21(SPSS Inc., Chicago, IL, USA)과 Origin 8.0(OriginLab Co., Northampto, USA)을 이용하였으며, 기술통계는 평균(Mean)±표준 편차(SD)로 나타냈고, 실험군과 대조군의 변수 비교는 독립표본 T 검정(independent t-test)을 사용하여 분 석하였다. 통계 분석 결과의 유의수준은 p<0.050로 판 단하였다.
Ⅲ. 결과 및 고찰
1. 대상자의 특성
연구에 참여한 어린이 대상자는 OK-렌즈 그룹에서 30명(남자 어린이 14명, 여자 어린이 16명), 단초점 안 경을 착용한 대조군은 31명(남자 어린이 17명, 여자 어 린이 14명)으로 각 그룹의 평균 나이는 10.13±1.81세 와 10.32±1.73세였다. OK-렌즈 그룹의 렌즈 착용 전의 SE는 –2.53±0.96 D, 대조군의 SE는 –2.56± 1.10 D로 나타났다(Table 1). OK-렌즈 그룹과 안경 착 용자인 대조군의 나이 분포는 각각 7~13세와 8~13세 로 이들 대상자의 나이에 따른 SE 분포는 Fig. 1에서 보여주고 있다.
2. OK-렌즈와 단초점 안경 교정의 근시 지연 효과 비교
본 연구에서 두 그룹의 각막 굴절력(Flat k와 Steep k)을 OK-렌즈 시술 전, 시술 후 12개월, 24개월 착용 후 중단한 경우에서 각각 비교하였다(Table 2). 각막의 형태를 변형시키는 OK-렌즈 시술을 유지하고 있는 동 안에는 두 그룹 사이의 Flat k와 Steep k 값 모두 통계 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001). 그러나 OK-렌 즈 시술 전과 시술 24개월 지나 시술 중단 후의 각막 굴 절력은 두 그룹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본 연구에서 2년 동안 두 그룹 어린이들의 평균 SE는 계속 증가하고 있었으며, OK-렌즈 그룹은 이 기간 동 안 -0.70 D 증가하였고, 단초점안경 그룹은 -1.27 D 증가하여 두 그룹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 었다(p<0.001)(Table 3). 본 연구에서 2년 동안의 OK- 렌즈 착용은 대조군인 단초점안경 착용과 비교하여 SE 의 증가를 약 46%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였다(Fig. 2).
OK-렌즈가 근시 진행을 지연시키는 효과는 많은 선행 연구에서도 보고되고 있다.14-17) Cho 등18)의 연구에서는 2년 동안 OK-렌즈를 착용한 어린이가 단초점 안경 착용군 에 비해 근시 진행 속도가 약 46% 감소(OK-렌즈 안축길이 변화량: 0.29 mm, 안경착용 안축길이 변화량: 0.54 mm)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SE와 관련된 결과에서 안경 착용군은 2년 동안 –1.20 D의 근시 증가를 보여 본 연구의 안경 착용 대조군의 근시 증가량과 유사하였으나, 이 선행 연구에서의 OK-렌즈 그룹은 OK-렌즈를 지속적으로 착 용하고 있는 상태의 굴정이상 교정을 기준으로 잔여 굴절 이상(-0.18 D)을 측정하였다. 2년 동안 진행된 또 다른 선행 연구에서는 OK-렌즈 착용이 단초점 안경 착용과 비교하여 굴절력은 67%의 근시 감소를 나타낸 반면, 안축 길이의 증가는 38%의 근시 진행 감소(OK-렌즈 안축길이 변화량: 0.32 mm, 안경착용 안축길이 변화량: 0.52 mm가 관찰되었다.19) 이러한 결과는 OK-렌즈가 단초점 안경 교정보다 근시 진행을 현저히 감소시킨다는 점을 뒷 받침한다. 안축길이의 변화 측면에서도 OK-렌즈의 효과 는 두드러진다. 8세~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5년 동안 의 장기 연구에서는 OK-렌즈가 단초점 안경보다 안축길 이 증가를 평균 37% 감소(OK-렌즈 안축길이 변화량: 0.45 mm, 안경착용 안축길이 변화량: 0.71 mm)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OK-렌즈의 지속적인 장기 착용에서도 근 시 지연 효과는 계속 유지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20)
Table 4는 선행 연구들의 2년 동안 진행된 연구 결과 로 OK-렌즈 시술을 통한 안축길이의 증가는 단초점안 경 착용과 비교하여 약 32%에서 52%까지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OK-렌즈의 근시 지연 효과는 렌즈가 각막의 중심부를 평탄화시키면서 주변부에서는 상대적으로 굴절력이 증가하는 효과를 유발하기 때문으 로 해석된다. 이러한 광학적 변화는 주변부 망막에서 근 시성 초점(defocus)을 형성하여 안구 성장 신호를 억제 하는 역할을 한다.21,22) 반면, 기존의 단초점안경 교정은 중심 시력만을 교정할 뿐 주변부 망막에서는 원시성 초 점(defocus)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오히려 안축길이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13) 이러한 기전 적 차이가 OK-렌즈 시술이 단초점안경의 교정보다 근 시 진행 속도를 감소시키는 효과에 기여하는 것으로 설 명할 수 있다.
3. OK-렌즈 착용 중단 시 근시 진행에 미치는 영향 (rebound effect)
OK-렌즈 착용을 중단할 경우, 근시 진행에 미치는 영향도 중요한 논점의 주제가 되고 있다. 일부 연구에 서는 OK-렌즈 착용을 중단한 후 근시 진행 속도가 다 시 증가할 가능성을 제기하였고, 이를 “리바운드 효과 (rebound effect)”라고 한다.26) 근시 관리를 위해 사용 하는 안경렌즈와 콘택트렌즈의 광학적 방법 중에서 OK-렌즈 착용을 중단하였을 때, 리바운드 효과가 가장 강하게 나타났고, 가장 약한 리바운드 효과는 멀티포컬 소프트렌즈에서 나타났다.27) 한편, 누진가입도 안경을 착용한 눈이 단초점안경으로 전환했을 때, 단초점 안경 의 진행 속도가 예상보다 크지 않아 리바운드 효과는 없 는 것으로 보고되었다.28) OK-렌즈 착용을 중단한 후 6 개월에서 1년 동안 근시가 빠르게 진행되는 사례가 보고 되었는데 특히, 14세 미만의 어린이가 OK-렌즈를 중단 하면 안축길이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9) 이러한 변화는 안축길이가 안정화되는 나이와 관련이 있 을 수 있으며, 이는 OK-렌즈 착용 기간 동안 억제되었 던 안축길이의 증가가 다시 가속화되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지속적인 근시 관리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OK-렌즈 착용을 통한 근시 진 행 지연 효과를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렌즈 착 용을 중단하는 대신, 낮 시간 동안 근시 지연에 효과가 있는 소프트렌즈 디자인이나 아트로핀 점안액과 같은 대 체 치료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되고 있다.26,30)
4. OK-렌즈 장기 착용의 안전성
OK-렌즈의 장기 착용의 안전성은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근시 지연을 위한 어린이 각막굴절교정술(Orthokeratology) 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지만,31) OK-렌 즈는 수면 중 착용하면서 각막의 형태를 변화시키므로 각막 및 눈물층의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간의 OK-렌즈 착용이 각막 상피에 경미한 변화(예: 상피 세포 손실 또는 변형)를 초래할 수 있으나,32) 이러한 변화는 대부분 일시적이며 렌즈 착용을 중단하면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눈물층의 변화 또 한 OK-렌즈 착용과 관련하여 연구되고 있다. 12개월 또는 24개월 동안 OK-렌즈 착용자의 안구표면을 관찰한 연구 에 의하면,33,34) OK-렌즈 그룹은 안경 착용 대조군과 비교 하여 OSDI 점수와 각막 염색(표층점상각막염)은 증가하였 지만, 눈물막 안정성과 마이봄샘 손실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OK-렌즈를 착용하는 처음 한 달 동안에는 안구표 면질환과 관련된 증상을 경험할 수 있으나 그 이후에는 안정적으로 안구 표면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된다고 보고 했다. 또한 하룻밤의 OK-렌즈 착용 후 눈물막 성분을 평가 한 연구에서는 통계적으로 다른 결과가 나온 유일한 성분은 각막 저산소 스트레스의 지표인 젖산 탈수소효소(LD)였다. 대조군과 OK-렌즈 착용군 모두 수면 후 LD 수치가 더 높은 가운데 OK-렌즈 착용군이 좀 더 높은 수치를 나타냈 지만, 저자들은 OK-렌즈 착용이 눈물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결론지었다.35,36)
본 연구에는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 요가 있다. 첫째, 비교적 적은 표본 크기와 어린이 굴절 검사에서 조절마비제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성 굴절검사의 굴절이상 결과값을 분석하였기 때문에 조절 이 굴절이상 측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37) 둘째, 근 시 진행을 평가할 때 많은 연구에서 굴절이상(D)의 변화 보다 안축길이(mm)의 변화를 더 주요 사항으로 고려를 하는데 본 연구에서는 안축길이를 측정하지 않아 굴절이 상의 변화량만 분석하였다. 근시 진행의 객관적인 지표 는 주로 안축길이를 사용한다. 이러한 이유는 굴절이상 은 조절, 각막곡률, 수정체 변화, 조명상태 등의 다른 요 인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근시 진행을 직접 반영하는 생물학적인 길이인 안축길이의 변화를 분석한다. 실제 연구에서도 굴절이상 측정보다 안축길이 측정이 오차가 적고 객관적이라고 보고하고 있다.38,39) 또한 안축길이가 일정 수준을 초과하면 망막박리, 황반변성 등의 근시성 합병증의 위험성이 증가하므로 안축길이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질병 예방과 관리 측면에서도 더 효과적 이다.8) 한편, 본 연구의 이러한 제한점을 조금이나마 극 복하고자 2년 이상 OK-렌즈 착용한 어린이의 안축길이 변화가 근시 진행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선행 연구 들의 결과를 정리하여 제시하였다(Table 4). 향후 연구 에서는 더 큰 규모의 장기 연구와 안축길이의 측정을 통 해 OK-렌즈의 효과와 안전성을 좀 더 면밀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Ⅳ. 결 론
7~13세 학령기 근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2년의 기간동안 OK-렌즈를 착용한 어 린이는 평균 -0.70 D의 근시 진행을 보인 반면, 단초점 안경을 착용한 대조군은 평균 -1.27 D의 근시 진행을 나타내어 OK-렌즈 착용이 근시 진행을 유의미하게 감 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2년 동안의 근시 변 화량은 OK-렌즈 착용이 대조군과 비교하여 근시의 증 가를 약 46%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본 연구는 OK-렌즈 치료가 어린이의 근시 진행을 일시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임을 시사하며, 이는 근시 관리의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장기간 착용 시 각막 건강과 눈물층의 변화에 대 한 면밀한 관찰과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수적이며, OK-렌즈 착용을 중단할 경우 근시 진행 속도가 다시 증가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