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시력 변화는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그리고 생활 습관의 복합적인 영향을 받는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는 생활습관이 근시 발생과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대표적인 생활습관 요인으로는 근 거리 작업, 수면 부족, 스트레스, 식습관, 신체 활동량, 야외 활동 부족, 디지털 기기 사용 패턴, 그리고 조명 환 경 등이 포함된다.1) 이러한 요인들은 개별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상호작용을 통해 시력 변화에 복합적인 영 향을 미칠 수 있다.
야외 활동 부족은 근시 진행을 촉진하는 주요 요인으 로 보고되고 있으며,2) 영양 불균형 또한 안구 조직 건강 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3) 특히, 어두운 환경에서 장시간 작업하는 경우 눈의 피로가 증가하며4),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은 블루라이트 노출을 증가시 켜 시력 건강을 저하시킬 수 있다.5) 이러한 생활습관 요 인들은 현대 사회에서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으며,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 생활하는 청소년과 청년층에게 큰 영향 을 미친다.
디지털 기기의 보편화로 인해 근거리 작업 시간이 증 가하고 있으며, 이는 근시 발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 인으로 작용한다. 하루 6시간 이상의 근거리 작업은 근 시 발생률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키며, 장시간 근거리 작 업은 눈의 조절력을 감소시키고, 조절근육 피로를 유발 하여 원시 및 난시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6) 또 한, COVID-19 팬데믹 이후 온라인 학습과 원격 근무 가 증가하면서 근거리 작업 시간이 더욱 길어졌고, 이에 따른 시력 저하 문제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7)
수면 부족 역시 시력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망막 건강과 시신경 혈류 순환에 영향 을 미치며, 근시 및 난시 진행을 가속화할 수 있다.8) 연 구에 따르면, 수면 시간이 짧을수록 근시 발생률이 증가 하며, 청소년층에서 수면 부족과 근시 진행 간의 연관성 이 보고되고 있다.9) 그러나 수면과 시력 변화 간의 인과 관계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 하다.10)
또한, 스트레스는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여 눈 근육 의 긴장을 유발하고, 망막 혈류 감소를 초래하여 시력 저하를 촉진할 수 있다.11)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망막 및 시신경으로의 혈류 공급을 감소시켜 근시 진행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으며,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개인은 조 절력 저하와 일시적인 시야 흐림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 다. 최근 연구에서는 스트레스가 안구 조직의 혈류 조절 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시력 저하와의 직접적인 인 과관계를 규명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12)
본 연구에서는 근거리 작업, 디지털 기기 사용, 수면 부족, 스트레스가 비정시(근시, 원시, 난시) 발생 및 진 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러한 생활습관 요인들 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시력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탐 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시력 건강을 유지하 고, 효과적인 예방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Ⅱ. 대상 및 방법
1. 연구 대상 및 자료 수집
본 연구는 2020년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제8기, 2019–2021) 데이터를 활용하였다.13) COVID-19 팬데 믹 기간인 2020년에 수집된 이 전국 단위 조사 자료에 서 만 40세 이상 60세 미만(40–59세)의 성인 중 안과적 질환(백내장, 녹내장 등)이 없는 자를 연구 대상자로 선 정하였다. 최종 분석에 포함된 대상자는 총 2,564명이 었다.
2. 연구 설계
본 연구는 단면 연구(cross-sectional study)로 설계 되었으며, COVID-19 팬데믹 기간 동안 변화된 생활습 관 요인과 중년 성인의 비정시 유병률 간의 관련성을 평 가하였다. 즉, 근거리 작업 시간, 수면 시간, 스트레스 수준과 같은 생활습관 변수가 굴절 이상(근시, 원시, 난 시)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단면적으로 분석하였다.
3. 변수 정의 및 측정
생활습관 요인으로 근거리 작업 시간, 수면 시간, 스 트레스 수준을 고려하였다. 근거리 작업 시간은 설문 조 사를 통해 하루 평균 독서, 스마트폰/컴퓨터 사용 등 근 거리 활동에 소비한 시간을 시간/일 단위로 측정하였다. 평균 수면 시간은 자기기입식 설문에 보고된 주중 하루 수면 시간(시간)으로 정의하였다. 스트레스 수준은 평소 느끼는 스트레스 정도를 묻는 문항에 대한 응답으로 평 가하였다. 응답 결과를 바탕으로 스트레스 인지 수준을 ' 높음'과 '낮음'의 두 범주로 구분하였다. 비정시 여부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안과 검진에서 측정된 굴절 검사 결과 를 이용하여 판단하였다. 자동굴절검사기를 통해 양안의 굴절값을 측정하고 등가구면굴절력(spherical equivalent, SE)을 산출하였으며, 굴절력의 단위는 디옵터(D)로 기 록하였다. 근시는 SE가 -0.50 D 이하, 원시는 SE가 +0.50 D 이상, 난시는 난시 도수(cylinder)가 0.50 D 이상인 경우로 각각 정의하였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각 대상자의 근시, 원시, 난시 해당 여부를 판정하여 비정 시 유무를 확인하였다.
4. 통계 분석
자료 분석은 SPSS 27.0(IBM Corp., Armonk, NY, USA)을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모든 분석에서 유의수준 은 p<0.050로 설정하였다. 먼저 연구 대상자의 인구사 회학적 특성과 주요 변수 분포에 대해 기술 통계를 실시 하여 연속형 변수는 평균±표준편차로, 범주형 변수는 빈도(%)로 제시하였다. 생활습관 요인 수준에 따른 비정 시 유병률의 차이는 카이제곱 검정(χ²)을 통해 분석하였 으며, 비정시 여부에 따른 근거리 작업 시간과 수면 시 간의 평균 차이는 독립표본 t-검정으로 평가하였다. 또 한 근거리 작업 시간, 수면 시간, 스트레스 수준이 비정 시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성별, 연령, 비 만도를 보정한 다중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각 굴절 이상(근시, 원시, 난시)의 발생 여부를 종속변수 로 설정하고 생활습관 요인을 독립변수로 투입하여, 결 과를 오즈비(OR)와 95% 신뢰구간(CI)으로 제시하였다.
Ⅲ. 결 과
1. 일반적인 특성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성을 보여준다. 평균 연령은 56.93]세이며, 남성이 여성보다 BMI(Body Mass Index) 가 유의하게 높았다(p<0.000). 평균 수면 시간은 남녀 간 차이가 없었으며,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비율은 여성이 다 소 높았다. 또한, 남성이 여성보다 하루 4시간 이상 근거리 작업을 수행하는 비율이 높았다(p<0.000)(Table 1).
2. 수면시간과 비정시
수면 시간은 비정시 유병률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 다. 하루 6~8시간의 수면을 취하는 개인에서 근시 유병 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p<0.005). 원시 유병률은 하 루 6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하는 그룹에서 가장 높았다 (p<0.010). 난시의 경우, 6~8시간의 수면을 취하는 그 룹에서 유병률이 가장 낮았으며(p<0.050), 수면 시간이 너무 짧거나 긴 경우 난시 유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 였다(Table 2).
3. 스트레스와 비정시
스트레스 수준은 비정시 유병률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그룹에서 근시 유병률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p<0.010). 반면, 원시 유병률 은 스트레스 수준이 낮은 그룹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p<0.050). 난시의 경우 오른쪽 눈에서 스트레스 수준 이 높은 그룹의 난시 유병률이 다소 낮게 나타났다(p= 0.005)(Table 3).
4. 근거리 작업 시간과 비정시
근거리 작업 시간은 비정시 유병률과 유의한 연관성 을 보였다. 하루 4시간 이상 근거리 작업을 수행하는 그 룹에서 근시 유병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p<0.001), 특히, 하루 1시간 이하로 근거리 작업을 수행하는 그룹 에서는 근시 유병률이 30.87%로 나타난 반면, 4시간 이 상 수행하는 그룹에서는 72.65%까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원시 유병률은 근거리 작업 시간이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p<0.001), 하루 1시간 이하 근거리 작업을 수행하는 그룹의 원시 유병률은 44.18% 였으나, 4시간 이상 근거리 작업을 수행하는 그룹에서는 11.63%로 현저히 낮아졌다. 난시의 경우, 근거리 작업 시간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 다(Table 4).
5. 다중로지스틱 회귀분석
Table 5는 생활습관 요인(수면 시간, 스트레스 수준, 근거리 작업 시간)이 비정시(근시, 원시, 난시)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다중 로지스틱 회귀 분석 결과를 나타낸다.
근거리 작업 시간은 근시 발생에 가장 강한 영향을 미 치는 요인으로 확인되었으며, 하루 4시간 이상의 근거리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 근시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 하였다(p<0.001). 수면 시간 또한 근시 발생과 연관성 이 있었으며, 특히 6~8시간 수면을 취하는 경우 근시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p=0.050). 반면, 스트레스 수준은 근시 발생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p=0.221).
원시의 경우, 근거리 작업 시간이 증가할수록 발생 위 험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p=0.002), 이는 장시간 근거리 작업이 원시보다 근시 발생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수면 시간과 스트레스 수준은 원시 발생과 유의한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난시에 대한 분석 결과, 수면 시간, 스트레스 수준, 근거리 작업 시간 모두 난시 발생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p>0.050).
Ⅳ. 고찰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COVID-19 팬데믹 기간 동안의 생활 습관 변화가 비정시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근거리 작업 시간 증가가 근시 유병률 상승 과 가장 큰 연관성을 보였으며, 수면 시간 및 스트레스 수준도 굴절 이상과 관련된 요인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루 4시간 이상의 근거리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 근시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며, 근거리 작업 시간 이 적은 그룹에서는 원시 유병률이 높게 나타났다. 이러 한 결과는 기존 연구들과 일치하며, 근거리 작업 증가가 안구의 축장 길이를 증가시켜 근시 진행을 유발하는 기 전과 부합한다.1,6,14-17)
근거리 작업과 근시 발생의 관계는 다수의 연구에서 보고되어 왔다. 기존 연구에서는 장시간 근거리 작업이 망막의 원시성 흐림을 유발하여 안구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근시 진행의 주요 기전임을 제시하였다.17) 특히, COVID-19 기간 동안 실내 활동 증가와 실외 활동 감 소로 인해 근거리 작업 시간이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이 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근시 유병률이 상승한 것으로 보 고되었다.4,18) 본 연구의 결과 역시, 팬데믹 기간 동안 장시간 근거리 작업이 근시 진행을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6~8시간의 수면을 취하는 그룹에서 근시 유병률이 가장 높았으며, 수면 시간이 6시간 미만 일 경우 원시 유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수면은 근본적으로 멜라토닌 합성에 의해 조절되며, 방출 및 망 막 도파민 경로는 이 일주기 주기를 상호 조절하고 결과 적으로 눈 성장을 조절하게 되는데, 수면부족은 도파민 경로의 장애로 망막 도파민 분비가 감소되면서 축 신장 과 근시 진행을 촉진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 다.8-9,19) 반대로, 일부 연구에서는 근시에서 수면 부족 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보고되기도 하였다.10,20) 본 연구에서는 오히려 수면 부족 시 원시 증가, 적절한 수면 시 근시 증가 현상과 일치하여 두 변수 간의 관계 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스트레스 수준과 비정시 간의 관계는 본 연구에서 다 소 모호한 결과를 보였다. 단변량 분석에서는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그룹에서 근시 유병률이 다소 높았으나, 다 변량 로지스틱 회귀 분석 결과에서는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스트레스가 굴절 이상에 미치는 영향이 직접적이라기보다는 학업, 근거리 작업 증가 등 의 생활습관 변화와 간접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고 있다.
수면시간과 스트레스 측정방식이 자신의 기억에 의존 한 다소 주관적 편향성이 내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 려할 때 정확하고 객관적 연구결과의 한계를 가지고 있 지만 생활습관이 비정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향 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환경적 요인이 굴절 이상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함을 강조하며, 특히 COVID-19 팬데믹 과 같은 급격한 생활습관 변화가 근시 진행에 영향을 미 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연구에서도 실외 활동 부 족과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가 근시 유병률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음을 보고하고 있으며,21) 이에 대한 공중보건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근시 예방을 위해서는 근거 리 작업 시간을 조절하고, 실외 활동을 늘리며, 규칙적 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COVID-19 팬데믹 기간 동안 의 생활습관 변화가 굴절 이상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 석한 결과, 근거리 작업 증가가 근시 발생 위험을 가장 크게 증가시키는 요인임을 확인하였다. 또한, 수면 부족 이 원시 유병률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으며, 스트레스와 굴절 이상 간의 관계는 명확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앞으 로의 연구에서는 장기적인 종단 연구를 통해 생활습관 요인과 굴절 이상 간의 인과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규명 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시력 보 호 및 근시 예방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