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국가 중 하나로, 2025년 현재 전체 인구의 약 20%가 65세 이상 노인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1) 고령 인구의 건강 문제 중 시력과 청력 손실은 매우 흔히 발생하는 감각장애로, 노인의 일상생활과 사회적 기능 유지에 큰 부담을 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22억 명이 시각 이상을 가지고 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은 조기 개입으로 예방 가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2) 또한 약 4억 3천만 명은 청력손실을 겪고 있으며, 특히 65세 이상 노인에서 그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한다.3)
시각 및 청각 손실은 각각 신체 활동 제한, 낙상 위험 증가, 사회적 고립, 우울 및 인지기능 저하와 밀접하게 연관된다.4)-6) 특히 청력 손실은 의사소통 곤란으로 이어져 사회적 상호작용을 제한하며, 시력 손실은 이동과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초래한다. 단일 감각손실(single sensory loss)만으로도 삶의 질 저하가 보고되었으나, 두 감각이 동시에 저하되는 이중감각손실(dual sensory loss, DSL)은 단일 손실보다 훨씬 더 큰 부정적 영향을 초래한다.7)-9)
선행연구에 따르면, DSL을 경험한 노인은 활동 참여율이 낮고, 사회적 고립과 고독감을 더 크게 느끼며, 우울과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증가한다.10)-13) Rajamäki 등12)은 DSL 노인이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정상군 대비 약 2배 높다고 보고하였고, Maharani 등9)과 Yamada 등10)은 DSL이 인지기능 저하와 기능적 쇠퇴에 기여한다고 밝혔다. 또한 Liljas 등11)은 영국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DSL이 노쇠 발생과 밀접히 연관됨을 확인하였다. Cosh 등13)은 프랑스 노인 집단에서 시력·청력 손실이 삶의 질 저하와 유의하게 관련됨을 보고하였다.
국내 연구에서도 시각손실과 청력손실이 각각 우울, 인지기능 저하, 기능적 의존성과 관련이 있음을 보고한 바 있다.14)-16) 또한 Kim 등17)은 시각 및 청각 기능이 각각 노인의 삶의 질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대부분 단일 감각손실 또는 특정 질환에 국 한된 분석이었으며, 대표성 있는 전국 단위 자료를 이용 해 이중손실과 삶의 질의 연관성을 규명한 연구는 매우 드물다.18)19) 한국은 OECD 국가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로, 노인의 감각 건강 관리와 삶의 질 향상은 국가적 차원의 시급한 과제이다. 따라서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와 같은 전국 대표자료를 활용하여, 이 중손실과 삶의 질 간 관계를 규명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제9기(2020) 자료를 이용하여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시각 손실과 청력 손실의 동반 여부를 확인하고, 단일 및 이중 손실이 EQ-5D 지표 및 각 차원별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Ⅱ. 대상 및 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제9기(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Korea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KNHANES) 원시자료를 이용하였다. KNHANES는 다단계 층화집락표본추출 설계를 기반으로 전국을 대표하는 자료를 생산하며, 건강 설문조사, 검진조사, 영양조사로 구성된다.
전체 조사대상자 중 60세 이상 노인 가운데 시력, 청력, 삶의 질(EQ-5D) 관련 자료가 모두 확보된 564명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모든 분석은 표본 설계 요소(가중치, 층화, 집락)를 반영하여 우리나라 노인 인구를 대표할 수 있도록 하였다.
2. 시력 측정 및 분류
시력은 자동굴절검사(autorefraction)를 통해 등가구 면굴절력(spherical equivalent)를 산출한 뒤, 교정시력(best-corrected visual acuity, BCVA)을 기준으로 분석하였다. 두 눈 중 더 나은 시력을 대표값으로 사용하였다. 시력기준은 BCVA ≤0.3은 중등도 시력손실, ≤0.5는 경도 시력손실, ≤0.7은 약시 수준을 포함한 약도 시력손실로 정의하였다.
3. 청력 측정 및 분류
청력은 순음청력검사(pure-tone audiometry, PTA)를 사용하여 500, 1000, 2000, 4000Hz의 평균 역치를 산출하였다. WHO 기준에 따라 PTA ≤40 dB은 정상 청력으로, PTA >40 dB은 청력손실로 정의하였다.
4. 복합 감각손실 분류
시력과 청력 상태를 결합하여 연구대상을 네 개의 집단으로 분류하였다. 시력과 청력이 모두 정상인 경우는 정상군으로, 시력만 손실된 경우는 시력손실 단독군으로, 청력만 손실된 경우는 청력손실 단독군으로 분류하 였다. 또한 시력과 청력 모두 손실이 있는 경우는 이중 손실군으로 정의하였다.
5. 삶의 질 측정
삶의 질은 EuroQol-5 Dimension 3-level (EQ- 5D-3L) 도구를 사용하여 평가하였다. EQ-5D는 운동능력(mobility), 자기관리(self-care), 일상활동(usual activities), 통증/불편(pain/discomfort), 불안/우울(anxiety/depression)의 다섯 개 차원으로 구성되며, 각 항목은 1점(문제 없음), 2점(일부 문제 있음), 3점(심각한 문제 있음)으로 평가된다. EQ-5D index는 한국인 가중치 환산식을 적용하여 0에서 1 사이의 값을 산출하였으며, 값이 낮을수록 삶의 질이 저하됨을 의미한다. EQ-5D는 국내·외 노인 집단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연구에서 신뢰성과 타당성이 입증된 도구이다.
6. 통계분석
본 연구의 통계분석은 SPSS 27(Statistical Package, IBM, USA)을 사용하였고, 유의성 검증은 p<0.050 수준으로 하였다. 결과는 주로 기술통계를 제시하였으며, 빈도에 따른 백분율과 평균 및 표준편차를 나타내었다. 시력 손실과 청력손실의 관련성은 교차분석과 Rao-Scott χ² 검정을 통해 확인하였다. EQ-5D 차원별 점수와 index 값은 복합표본 t-검정을 사용하여 비교하였으며, 정상군·단일 손실군·이중손실군 간의 차이는 복합표본 분산 분석(SURVEYREG)을 통해 검증하였다.
본 연구의 모든 통계분석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원시자료 분석지침서에 따른 복합표본설계 요소(층, 군집, 가중치)를 반영한 복합표본 빈도분석과 복합표본 평균분석을 하였으며, 각 질환별 일반적 특성 요인분석은 복합표 본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이용하였다. 잠재적 교란변수를 보정하기 위해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Ⅲ. 결 과
1. 시각 손실과 청력 손실의 관련성
시력손실과 청력손실의 동반 여부를 분석한 결과, 시력 ≤0.3 기준에서는 정상시력군의 61.7%가 정상 청력을 보였고, 시력손실군의 1.9%에서 청력손실이 관찰되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p=0.056).
시력 ≤0.5 기준에서는 정상군의 49.9%가 정상 청력을 보인 반면, 시력손실군의 12.8%에서 청력손실이 동반되어 유의한 관련성이 확인되었다(p=0.0015). 시력 ≤0.7 기준에서는 정상군의 36.8%가 정상 청력을 보였으나, 시력손실군의 22.9%에서 청력손실이 나타나 두 감각 손실 간 연관성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p< 0.0001).
이러한 결과는 시력이 저하될수록 청력손실이 동반될 가능성이 증가함을 시사한다(Table 1).
2. EQ-5D 차원별 삶의 질 비교
스트레스 EQ-5D 차원별 평균 비교 결과, 감각손실 군(시력, 청력)은 정상군에 비해 전반적으로 더 높은 점수를 보였으며, 이는 삶의 질 저하를 의미한다. 운동능 력의 경우, 시력 ≤0.7 기준에서 정상군(1.27±0.46)에 비해 시력손실군(1.44±0.54)이 유의하게 높은 점수를 보여 기능적 제한이 뚜렷하게 나타났다(p=0.0005). 자기관리 차원에서는 모든 시력 기준에서 손실군이 정상군보다 점수가 높았으며(≤0.3, p=0.007; ≤0.5, p= 0.005; ≤0.7, p<0.001), 청력손실군에서도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었다(p=0.011). 일상활동 차원 역시 시력 손실군에서 모든 기준에서 정상군보다 점수가 높았고 (≤0.3, p=0.026; ≤0.5, p=0.004; ≤0.7, p<0.001), 청력손실군에서도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었다(p=0.028).
통증/불편 차원에서는 시력 ≤0.7 기준에서만 두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으며(p=0.019), 불안/우울 차원에서는 모든 시력 및 청력 상태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감각손실이 주로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활동 등 신체적 기능 영역에서 삶의 질 저하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Table 2).
3. EQ-5D Index 비교
EQ-5D index를 비교한 결과, 시력 ≤0.3에서는 정상군(0.899±0.137)과 손실군(0.877±0.150) 간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p=0.102). 시력 ≤0.5에서는 정상군(0.904±0.133)과 손실군(0.878±0.150) 간 차이가 경계적 수준을 보였다(p=0.053). 시력 ≤0.7에서는 정상군(0.922±0.107)이 손실군(0.874±0.156)보다 유의하게 높아 삶의 질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났다(p= 0.0005). 한편, 청력손실군은 정상군(0.898±0.138)에 비해 낮은 값(0.878±0.149)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p=0.143).
시력손실군은 청력손실군보다 EQ-5D index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시력손실이 EQ-5D index 저하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반면, 청력손실의 단독 효과는 제한적임을 의미한다(Table 3).
4. 감각손실 유형별 삶의 질 지표
감각손실 유형별 분석에서, 정상군의 EQ-5D index는 0.904±0.133으로 가장 높았다. 청력 단독군(0.872± 0.160)에서 가장 낮았으며, 시각 단독군(0.878±0.153)과 이중손실군(0.890±0.121)도 정상군보다 낮은 값을 보였다.
차원별 문제 경험 비율은 자기관리(정상군 11.8% vs 시각 단독 20.6%, 청력 단독 27.6%, 이중손실 21.4%)와 일상활동(정상군 20.9% vs 시각 단독 38.2%, 청력 단독 34.5%, 이중손실 35.7%)에서 단일·이중손실군이 정상군보다 불리하였다. 반면 통증/불편과 불안/우울에서는 뚜렷한 경향성이 관찰되지 않았다(Table 4).
5. 감각손실 유형별 EQ-5D 차원 평균값
감각상태에 따른 삶의 질을 분석한 결과, 삶의 질은 자기관리 차원에서만 네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p=0.031). 특히 청력 단독군(1.18±0.37)과 이중손실군(1.17±0.40)에서 불리한 결과가 확인되었다. 운동능력, 일상활동, 통증/불편, 불안/우울 차원에서는 단일·이중 손실군이 정상군보다 높은 점수를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EQ-5D index는 정상군(0.908± 0.13)이 가장 높고, 청력 단독군(0.869±0.16)이 가장 낮았으며, 이중손실군은 중간 수준(0.885±0.12)을 보였다(p=0.053).
따라서 이중손실군은 특히 자기관리 차원에서 삶의 질 저하가 두드러졌으며, 전반적으로 삶의 질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Table 5).
Ⅳ. 고찰 및 결론
본 연구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제9기(2020) 자료를 활용하여 60세 이상 노인의 시력 및 청력 손실과 삶의 질 간의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시력과 청력 손실은 상호 연관성이 있었으며, 시력손실의 정도가 심할수록 청력손실이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증가하였다. 또한 삶의 질 지표(EQ-5D)에서 시각 및 청각 손실군은 정상군에 비해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활동 영역에서 낮은 점수를 보였으며, 특히 이중손실군에서 삶의 질 저하가 두드러졌다. 이는 고령화로 인한 감각 기능 저하가 단순 히 개별적 문제가 아니라 상호 강화되며, 낙상 위험20)과 사망 위험21) 증가와도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선행연구에서 제시된 이중감각손실 (DSL)의 영향과 맥을 같이한다. Rajamäki 등12)은 DSL이 인지 기능 저하 및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보고하였고, Maharani 등9)과 Yamada 등10)은 DSL이 인지기능 저하와 기능적 쇠퇴에 기여한다고 밝혔다. 또한 Liljas 등11)은 영국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중손실이 노쇠 발생과 밀접히 연관됨을 확인하였다. Cosh 등13)은 프랑스 노인 집단에서 삶의 질 저하와 유의하게 관련됨을 보고하였다. Chen22)과 Hansen 등23) 에서는 이중손실군이 사회적 활동 참여율이 낮고 고독감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하였는데, 본 연구 역시 한국 노인 집단에서 동일한 경향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시력손실이 청력손실보다 EQ-5D index 저하와 더 밀접하게 관련되었다는 점은, 시각이 일상생활의 독립성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반영한다. 그러나 청력손실 역시 자기관리 및 일상활 동의 저하와 연관되었으며, 이는 감각 기능이 상호 보완 적이면서 동시에 결손 시 삶의 질 저하를 가중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중손실의 영향은 임상적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노인의 삶의 질 저하는 신체적 기능뿐만 아니라 정신적·사회적 웰빙 전반에 걸쳐 나타나며, 본 연구에 서 확인된 자기관리와 일상활동의 불이익은 독립적 생활 유지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의료현장에서는 시력과 청력을 독립적으로 평가하는 것에서 나아가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안과와 이비인후과 간 협진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보청기와 안경 등 보조기기의 접근성을 높이고, 경제적 부담과 사회적 낙인을 줄이는 지원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은 기존 국내 연구들 14)-19)과도 일치한다.
공중보건적·정책적 측면에서도 본 연구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국가건강검진에 시청각 통합검진을 포함하여 조기 발견을 강화하고, 장기요양보험 제도 내에 감각손실 관리 항목을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지역 사회 기반 돌봄 프로그램과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통해 DSL 노인의 사회적 고립을 완화하는 다차원적 개입이 필요하다. 이러한 정책은 노인의 기능적 의존도를 낮추고 삶의 질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 이다.
본 연구는 한국 노인을 대표하는 대규모 인구 기반 자료를 활용하여 시청각 손실과 삶의 질 간 연관성을 규명하였다는 점에서 학문적·정책적 기여가 크다. 그러나 단면조사 설계의 한계로 인해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 없으며, 일부 변수는 자가보고에 의존하여 편향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삶의 질은 EQ-5D-3L 단일 도구로만 측정되어 정서적·사회적 차원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종단적 자료를 활용하여 감각손실의 진행과 삶의 질 변화 간 인과관계를 규명하고, 성별·연령·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차이를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통합 재활치료, 원격 모니터링, 커뮤니티 기반 개입 프로그램 등 다양한 중재 전략의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60세 이상 노인에서 시력과 청력의 이중손실이 삶의 질 저하와 밀접히 관련됨을 확인하였다. 특히 자기관리와 일상활동의 저하는 독립적 생활 유지와 직결되며,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개입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시청각 건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다학제적 접근과 정책적 지원이 고령사회에서 노인의 삶의 질 보장을 위해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