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안구건조증(dry eye disease)은 눈물막의 항상성 손 상과 안구 표면 염증을 특징으로 하는 다인성 질환으로, 안구건조증의 증상은 개인마다 심각성이 다르며, 안구 불편감, 눈 건조감, 이물감, 통증, 피로, 시야 변동과 흐 림, 눈부심 등의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1-3) TFOS DEWS II 보고서에서는 안구건조증을 눈물막 불안정성 과 눈물막 고삼투압, 안구 표면 염증 및 신경감각 이상 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으로 정의하였다.2,3)
최근 디지털 디스플레이 사용 증가와 함께 안구건조 와 시각피로의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장시간 디지털 화면을 응시하는 환경에서는 눈 깜빡임 빈도가 감소하고 눈물막 증발이 증가하여 안구건조 증상 이 악화될 수 있다.1,4) 이러한 시각 작업 환경은 눈 피 로, 초점 조절 어려움, 두통 등을 포함하는 디지털 눈 피 로(digital eye strain), 시각피로(visual fatigue)를 유 발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5-7) 또한 VDT 사용 과 함께 에어컨 사용, 오염물질, 알레르기 유발 물질, 저 습도 등 실내 기후가 악화된 혼란 요인 때문일 수도 있 다고도 보고되었다.8)
한편 대부분의 기존 연구에서는 컴퓨터 사용자나 사 무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시각피로와 안구건조의 관련성 이 보고되었으나, 항공 조종사와 같은 특수 직업군에서 이러한 증상을 분석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인 실정이다. 항공기 조종사는 비행 중 다양한 시각 정보를 지속적으 로 인지하고 처리해야 하는 고도의 시각 집중 작업을 수 행하는 직업군이다. 조종사는 외부 시야뿐만 아니라 계 기판과 항공 전자 디스플레이를 동시에 모니터링해야 하 며 이러한 시각적 요구는 비행 안전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조종사의 시각 기능과 눈 건강은 항공 안전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항공기 조종 환경은 안구건조와 시각피로를 유발할 수 있는 여러 환경적 요인을 포함하고 있다. 항공기는 고고 도에서 외기 기온과 외기 기압이 대단히 낮아, 기내 공기는 PACKS (Pressurization and Air Condition Kits)로 관리한다. PACKS는, 여압 시스템(Air Pressurization System)과 공조 시스템(Air Conditioning System), 그 리고 환기 순환시스템(Ventilation System)으로 구성되 어 공기를 제공하지만 가습기능이 없다. 근래 가습 기능을 추가한 최신 기종인 B787, A350 이외, 과거 생산된 모든 여객기는 고고도의 외기를 엔진을 거쳐 추출된 공기(Bleed Air)를 냉각, 압축 시켜, 별도의 가습 처리 없이 객실에 공급됨에 따라 상대습도가 극히 낮은 환경이 유지되는 경우 가 많으며, 승객과 달리 장시간 비행, 그리고 거의 매일 비행하는 조종사들에게 이러한 저습도 환경은 눈물막의 수분 증발량을 증가시켜 안구 표면 건조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항공기 객실 환경은 안구건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9-11)
따라서 본 연구는 민항 조종사를 대상으로 비행 중 경 험하는 안구건조 증상과 시각피로 수준을 조사하고 두 증상 간의 관련성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항공 조종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각 건강 문제를 이해하 고 조종사의 직업성 눈 건강 관리에 대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Ⅱ. 대상 및 방법
1. 연구 대상 및 방법
본 연구는 민항 조종사를 대상으로 수행된 설문 기반 단면 연구(cross-sectional survey study)이다. 연구 대상자는 온라인 설문을 통해 모집되었으며, 총 50명의 응답 중 연구 참여에 동의한 27명을 최종 분석에 포함하 였다.
설문조사는 비행 중 경험하는 안구건조 증상과 시각 피로 증상을 평가하기 위해 구성되었으며, 기본 인구학 적 특성(연령, 직급, 총 비행시간)과 비행 특성(최근 비 행시간, 야간비행 비율 등)도 함께 조사하였다.
2. 변수 정의 및 측정
본 연구에서는 주요 변수로 안구건조 증상(dry eye symptoms)과 시각피로(visual fatigue)를 평가하였다. 안구건조 증상은 비행 중 경험하는 눈의 건조감, 이물 감, 따가움, 충혈, 시야 흐림, 건조한 공기에서의 증상 악화, 눈물 과다, 인공눈물 사용 여부 등 총 8개 문항으 로 측정하였다. 시각피로는 눈 피로, 눈 피로 시 두통 동 반 여부, 초점 전환 어려움, 눈부심, 야간 빛 번짐, 시야 흐림, 눈의 무거움, 시각 집중력 저하 등 총 8개 문항으 로 구성하였다. 각 문항은 4점 Likert 척도로 측정하였 다. 각 증상별 총점은 전혀 없음=0점, 가끔=1점, 자주 =2점, 매 비행 시마다=3점으로 하였다. 계산값은 안구 건조 총점(Dry eye total score)은 8개 문항 점수의 합 으로 계산하였으며 가능한 범위는 0~24점이다.
또한 증상의 평균 수준을 해석하기 위해 각 문항 점수 의 평균값을 계산하여 안구건조 평균점수(Dry eye mean score)를 산출하였다.
시각피로 점수도 동일한 방법으로 계산하였다.
평균 점수 방식(mean item score)은 각 문항의 평균 적인 증상 수준을 직관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함께 제시 하였다.
3. 설문 도구의 신뢰도 분석
본 연구에서 사용된 안구건조 증상 척도와 시각피로 척 도의 내적 일관성을 평가하기 위해 Cronbach’s α 계수를 산출하였다. 분석 결과 안구건조 증상 척도의 Cronbach’s α는 0.72, 시각피로 척도의 Cronbach’s α는 0.68로 나타 나 설문 문항 간 내적 일관성이 허용 가능한 수준으로 확인 되었다.
4. 통계 분석
본 연구의 통계 분석은 SPSS 27.0 (IBM Corp., Armonk, NY, USA)을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먼저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빈도와 백분율 또 는 평균과 표준편차로 제시하였다. 안구건조 점수와 시 각피로 점수의 분포는 평균, 표준편차, 중앙값을 이용하 여 기술하였다. 직급에 따른 증상 점수의 차이를 비교하 기 위해 비모수 검정인 Mann–Whitney U test를 시행 하였다. 또한 안구건조 점수와 시각피로 점수 간의 관계 를 분석하기 위해 Spearman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모든 통계적 유의성은 p<0.050를 기준으로 판단하였다.
Ⅲ. 결 과
1.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연구 대상자는 총 27명이었으며, 연령 분포는 30~39 세가 11명(40.7%)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50~59 세가 10명(37.0%), 40~49세와 60세 이상이 각각 3명 (11.1%)이었다. 직급 분포는 기장이 13명(48.1%)으로 가장 많았으며, 부기장 10명(37.0%), 교관 조종사 3명 (11.1%), 학생 조종사 1명(3.7%)이었다. 총 비행시간은 10,000시간 초과가 12명(44.4%)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으며, 500시간 미만이 6명(22.2%), 3,001~ 10,000시간이 4명(14.8%), 500~1,000시간과 2,001~ 3,000시간이 각각 2명(7.4%), 1,001~2,000시간이 1 명(3.7%)이었다(Table 1).
2. 안구건조 및 시각피로 점수
안구건조 설문 문항을 개별적으로 분석한 결과 눈 건 조감(1.48점)이 가장 높은 평균 점수를 보였으며, 다음 으로 건조한 공기에서의 증상 악화(1.33점)가 높은 점수 를 나타냈다. 그 외 시야 흐림(0.96점), 이물감(0.89점), 눈 자극감(0.81점) 등의 증상이 보고되었다. 시각피로 항목에서는 눈 피로(1.44점), 집중력 저하(1.11점), 초 점 조절 어려움(1.07점) 순으로 높은 점수를 나타냈다 (Fig. 1).
연구 대상자의 안구건조 점수는 평균 6.22±3.06점 이었으며 중앙값은 6점(IQR 4.5~8.0)이었다. 시각피로 점수는 평균 5.89±2.81점, 중앙값은 6점(IQR 4.0~ 8.0)으로 나타났다(Table 2).
3. 비행 중 안구건조 증상 빈도
비행 중 눈이 건조하거나 뻑뻑하다고 느끼는 빈도를 분석한 결과 ‘가끔’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19명(70.4%)으 로 가장 많았으며, ‘자주’와 ‘매 비행 시마다’가 각각 3명 (11.1%)이었다. 전체 대상자의 92.6%가 비행 중 최소 한 번 이상 안구건조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Fig. 2). 이는 민항 조종사에서 비행 환경과 관련된 안 구건조 증상이 비교적 흔하게 나타남을 시사한다.
4. 직급에 따른 안구건조 및 시각피로 비교
연령, 직급, 총 비행시간 및 조종실 건조감 인식과 안 구건조 및 시각피로 점수 간의 관계를 Spearman 상관 분석으로 평가하였다(Table 3).
분석 결과, 안구건조 점수는 연령(ρ=0.321), 총 비행 시간(ρ=0.280), 직급(ρ==0.255)과 모두 양의 상관 경 향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p>0.050). 시각피로 점수 또한 연령(ρ=0.292), 총 비행시간(ρ =0.208), 직급(ρ=0.196)과 양의 상관 경향을 나타냈으 나 유의성은 확인되지 않았다(p>0.050).
한편, 조종실 건조감 인식은 안구건조 점수(ρ=0.103, p=0.608) 및 시각피로 점수(p=0.090, p=0.654)와 모 두 매우 약한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5. 안구건조와 시각피로의 상관관계
안구건조 점수와 시각피로 점수 간의 관계를 Spearman 상관분석으로 분석한 결과 두 변수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ρ=0.649, p<0.001). 즉 안구건조 증상이 증가할수록 시각피로 또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Fig. 3).
Ⅳ. 고찰 및 결론
본 연구는 민항 조종사를 대상으로 비행 중 경험하는 안구건조 증상과 시각피로 수준을 조사하고 두 증상 간 의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안구건조 점수와 시 각피로 점수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 가 확인되었다(ρ=0.649, p<0.001). 이는 안구건조 증 상이 증가할수록 시각피로 역시 증가하는 경향이 있음을 의미하며 두 증상이 상호 관련된 시각 기능 문제일 가능 성을 시사한다.
안구건조는 눈물막 안정성 감소와 눈물 증발 증가로 인해 시야 흐림, 눈부심, 시각적 불편감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시각 작업 수행 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TFOS DEWS II 보고서에서도 안구건조는 눈물막 항상성의 손상과 안구 표면 염증, 신경감각 이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으로 설명되고 있다.2,8) 또한 안구건조는 시각 기능과 시각 관련 삶의 질에도 영 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12)
특히 장시간 시각 집중이 요구되는 환경에서는 눈 깜 빡임 감소와 눈물막 증발 증가로 인해 안구건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Uchino 등은 VDT 사용자에서 안구건 조 유병률이 높게 나타났으며 장시간 화면 사용이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라고 보고하였다.4) 또한 Rosenfield 는 장시간 디지털 화면 사용 환경에서 눈 피로, 초점 조 절 어려움, 시야 흐림 등을 포함하는 시각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6) Sheppard와 Wolffsohn 역시 디지털 디스플레이 사용 환경에서 눈 깜빡임 감소 와 눈물막 안정성 감소가 시각피로 발생과 관련될 수 있 다고 보고하였다.5)
본 연구에서도 시각피로 항목 중 눈 피로, 집중력 저 하, 초점 조절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나타냈 다. 이러한 결과는 조종사가 수행하는 지속적인 시각 정 보 처리 작업과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 항공 조종사는 비행 중 외부 시야와 항공기 계기 및 디스플레이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하므로 지속적인 시각 정보 처리가 요구되는 직업군이다. 특히 항공 환경에서 시각은 공간 지각과 비행 수행에 가장 중요한 감각 체계로 알려져 있 으며, 시각 정보 처리는 항공기의 방향 인지와 조종 수 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고되었다.13) 이러한 장 시간 시각 집중 작업은 시각피로와 시각 불편감을 유발 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5,6)
또한 본 연구에서 안구건조 증상 중 가장 높은 평균 점수를 보인 항목은 눈 건조감과 건조한 공기에서의 증 상 악화였다. 이러한 결과는 항공기 조종 환경의 특성과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 항공기 조종실은 공조 시스템에 의해 상대습도가 낮은 환경이 유지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저습도 환경은 눈물막 증발을 증가시켜 안구 표 면의 건조를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항공기 객실의 상 대습도는 일반적으로 약 10–20% 수준으로 낮게 유지되 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9) 이러한 환경은 안구건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조종사는 비행 중 외부 시야와 항공기 계기 및 디스플레 이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하므로 장시간 시각 집 중 상태가 유지되며, 이러한 시각 작업 환경은 시각 피 로 발생과 관련될 수 있다.10,11) Bron 등은 낮은 습도 환 경이 눈물막 증발 증가와 안구건조 증상 악화와 관련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8)
항공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안구건조 연구도 일부 보고 된 바 있다. Fachinetti 등은 민간 항공 승무원 189명을 대상으로 한 단면 연구에서 항공 환경이 낮은 습도, 낮은 객실 압력, 인공 조명 등 안구건조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적 요인에 노출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해당 연구에서 는 주관적 안구건조 증상이 없는 대상자에서도 Schirmer 검사와 tear film break-up time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타나는 경우가 확인되어 항공 종사자의 눈 건강 평가에 서 객관적 검사 지표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14)
한편 기존 연구의 대부분은 컴퓨터 사용자나 사무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수행된 경우가 많으며 항공 조종사와 같은 특수 직업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인 실정이다. 조종사는 항공 안전과 직결되는 고도의 시각 집중 작업을 수행하는 직업군으로 일반적인 VDT 작업 환경과는 다른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조종 환경에서 나 타나는 시각 건강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종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는 몇 가지 제한점이 존재한다. 첫째, 본 연 구는 설문 기반 단면 연구로 수행되었기 때문에 안구건 조와 시각피로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데 에는 한계가 있다. 둘째, 연구 대상자가 27명으로 비교 적 적은 표본 규모를 가지고 있어 통계적 검정력이 제한 적일 수 있다. 특히 항공 조종사의 경우 직업 특성상 연 구 대상자 접근이 쉽지 않고 비행 일정과 업무 특성으로 인해 연구 참여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충 분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셋째, 본 연 구는 설문을 기반으로 한 주관적 증상 평가 연구이므로 객관적인 안구 검사 지표를 포함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민항 조종사를 대상으 로 비행 환경과 관련된 안구건조 증상과 시각피로를 동 시에 평가하고 두 증상 간의 관련성을 분석하였다는 점 에서 의의가 있다. 조종사의 시각 기능은 항공 안전과도 밀접하게 관련될 수 있으므로 조종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각 건강 문제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예방 전략 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