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최근 우리 사회는 급속한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만성질환의 확대 등으로 인해 돌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1,2) 특히 노인 인구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의료적 치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돌봄 서비스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3-5)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의료, 요양, 복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여 대상자가 자신이 거주하던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6-8) 통합돌봄은 단순한 신체적 질환 관리에 그치지 않고 기능적 상태, 정신건강, 사회적 관계 등 다양한 요인을 포괄적으로 고려하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의료 중심 서비스와 차별성을 가진다.9-12)
이러한 통합돌봄 체계에서 중요한 것은 돌봄이 필요한 대상자를 조기에 파악하고, 그 원인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13) 돌봄 필요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최근에는 감각기능 저하, 특히 시력문제가 중요한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14,15) 시력은 일상생활 수행능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시력 저하는 이동, 식사, 개인위생 관리 등 기본적인 활동에 직접적인 제한을 초래할 수 있다.16-18) 또한 시력문제는 낙상 위험 증가, 사회적 고립, 의존성 증가와 같은 2차적인 문제를 유발하여 결과적으로 돌봄의 필요성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19-21)
특히 노인 인구에서 시력 저하는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건강문제로,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 등 다양한 안과 질환과 관련되어 발생한다.22-24) 이러한 시력문제는 단순히 시각 기능의 저하에 그치지 않고 개인의 자립성을 저해하며, 일상생활 수행능력(Activities of Daily Living, ADL)을 감소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16-18) 더 나아가 시력 저하는 우울감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5) 시야 제한이나 시각 정보 접근의 어려움은 사회적 활동 참여를 감소시키고, 이는 심리적 위축과 정서적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20,26)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돌봄 관련 연구에서는 주로 신체적 질환이나 기능장애 중심으로 돌봄 필요를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으며,5,27,28) 시력문제와 같은 감각기능 저하가 돌봄 필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시력문제로 인해 돌봄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대상자의 특성과 이와 관련된 일상활동 제한 및 정신건강 상태를 동시에 고려한 연구는 제한적이다. 이는 통합돌봄 정책이 지향하는 포괄적이고 개인 중심적인 접근을 위해 반드시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2023년 한국의료패널 자료를 활용하여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 필요 대상자의 특성을 분석하고, 일상활동 제한 및 우울감과의 관련성을 규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시력문제가 돌봄 필요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향후 통합돌봄 정책 수립 및 시각건강 관리 전략 마련에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Ⅱ. 연구대상 및 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동으로 수행한 한국의료패널(Korea Health Panel) 2023년 연간데이터를 활용하였다. 한국의료패널은 국민의 의료이용, 의료비 지출, 건강수준 및 건강행태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보건의료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국가승인통계이다. 본 조사는 전국 일반 가구를 대상으로 2단계 층화집락추출 방법을 적용하여 표본을 구성하였으며, 조사원이 직접 가구를 방문하여 면접조사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2023년 연간데이터는 해당 연도에 6개월 이상 거주하고 조사에 참여한 가구원을 대상으로 구성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성인 가구원을 분석 대상으로 하였으며, 전체 대상자는 총 8,982명으로 남성 3,978명(44.3%), 여성 5,004명(55.7%)으로 구성되었다.
2. 통계분석
본 연구의 자료 분석은 IBM SPSS Statistics 27.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빈도와 백분율을 산출하여 기술통계를 실시하였다.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 필요 여부와 일상활동 제한, 우울감 및 불안감과의 관련성은 카이제곱 검정(chi-square test)을 이용한 교차분석으로 확인하였으며, 유의수준은 p<0.050으로 설정하였다. 또한 연령, 성별, 만성질환 등 개인적 특성의 영향을 보정하기 위하여 이분형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시행하였다. 회귀분석은 보정 전(Model 1)과 연령, 성별, 만성질환을 보정한 Model 2로 구분하여 분석하였으며, 각 변수의 교차비(odds ratio)와 95% 신뢰구간을 제시하여 통계적 유의성을 평가하였다.
Ⅲ. 결 과
1. 일반적인 특성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전체 대상자 8,982명 중 남성은 3,978명(44.3%), 여성은 5,004명(55.7%)으로 나타났다. 시력문제로 인하여 돌봄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대상자는 총 13명으로, 이 중 남성은 6명(46.2%), 여성은 7명(53.8%)으로 성별에 따른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p=0.892). 연령대별로는 50대 이하에서는 해당자가 없었으며, 60대와 70대가 각각 5명(38.5%)으로 가장 많았고, 80대 이상은 3명(23.1%)으로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p=0.136). 학력에서는 고졸이 5명(38.5%)으로 가장 많았으며, 초졸 4명(30.8%), 중졸과 대졸이 각각 2명(15.4%)으로 나타났고, 학력에 따른 차이 역시 유의하지 않았다(p=0.665). 반면 만성질환의 경우, 시력문제로 돌봄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대상자 전원이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6)(Table 1).
2. 일상활동 제한과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 필요와의 관련성
일상활동 제한과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 필요와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시력문제로 인해 돌봄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대상자 13명 중 8명(61.5%)이 일상활동에 지장이 있다고 응답하였고, 5명(38.5%)은 지장이 없다고 응답하였다. 반면,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이 필요하지 않은 대상자에서는 959명(10.7%)이 일상활동에 지장이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7,987명(89.3%)은 지장이 없다고 응답하였다. 두 집단 간 분포 차이는 카이제곱 검정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p<0.001)(Table 2).
3. 우울감과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 필요와의 관련성
우울감과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 필요와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시력문제로 인해 돌봄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대상자 13명 중 3명(23.1%)이 우울감을 경험한다고 응답하였고, 10명(76.9%)은 우울감을 경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이 필요하지 않은 대상자에서는 536명(6.0%)이 우울감을 경험한다고 응답하였으며, 8,446명(94.0%)은 우울감을 경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집단 간 우울감 분포의 차이는 카이제곱 검정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p=0.009)(Table 3).
4. 불안감과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 필요와의 관련성
불안감과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 필요와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시력문제로 인해 돌봄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대상자 13명 중 2명(15.4%)이 불안감을 경험한다고 응답하였고, 11명(84.6%)은 불안감을 경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이 필요하지 않은 대상자에서는 377명(4.2%)이 불안감을 경험한다고 응답하였으며, 8,605명(95.8%)은 불안감을 경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집단 간 불안감 분포의 차이는 카이제곱 검정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p=0.045)(Table 4).
5. 로지스틱 회귀분석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 필요와 일상활동 제한, 우울감 및 불안감 간의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이분형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은 보정 전(Model 1)과 연령, 성별, 만성질환을 보정한 Model 2로 구분하여 수행하였다. 먼저 일상활동 제한과의 관련성에서 보정 전 Model 1에서는 회귀계수(B)가 −2.614(S.E=0.571)로 나타났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p<0.001). 교차비는 0.073(95% 신뢰구간: 0.024∼0.224)으로 나타났다. 보정 후 Model 2에서도 B는 −2.140(S.E=0.595)으로 나타났으며, 여전히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p<0.001). 교차비는 0.118(95% 신뢰구간: 0.037∼0.377)이었다. 우울감과의 관련성에서는 보정 전 Model 1에서 B=1.552(S.E=0.660), p=0.019로 유의하였으며, 교차비는 4.720(95% 신뢰구간: 1.295∼17.201)이었다. 보정 후 Model 2에서도 B=1.426(S.E=0.665), p=0.032로 유의하였고, 교차비는 4.163(95% 신뢰구간: 1.130∼15.338)으로 나타났다. 한편 불안감과의 관련성에서는 보정 전 Model 1에서 B=1.422(S.E=0.771), p=0.065로 나타났으며, 보정 후 Model 2에서도 B=1.355(S.E=0.774), p=0.080으로 통계적 유의성은 확인되지 않았다(Table 5).
Ⅳ. 고찰 및 결론
본 연구는 한국의료패널 2023년 자료를 활용하여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 필요와 일상활동 제한 및 정신건강 간의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시력문제로 돌봄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대상자는 전체 중 극히 일부였으나, 이들의 특성은 일반 대상자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모든 대상자가 만성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 필요가 단일 요인이라기보다 복합적인 건강 상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 필요 대상자가 전체의 0.14%(13/8,982명)에 불과하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역학적 정보를 제공한다. 이는 시력문제가 돌봄 필요의 주된 단독 원인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실제로 매우 드문 현상임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대상자들은 만성질환 동반, 일상활동 제한, 우울감 등 복합적인 건강 취약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고위험군으로서의 특성을 갖는다. 특히 전체 8,982명을 대상으로 한 국가승인통계에서 도출된 비율이라는 점에서 본 연구의 결과는 모집단의 실제 분포를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소표본임에도 유의한 통계적 관련성이 확인된 것은 이 집단에서 해당 변수들과의 연관성이 매우 강하게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일상활동 제한과의 관련성에서는 보정 전후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확인되었다. 이는 시력문제가 개인의 기능적 상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하며, 시력 저하가 일상생활 수행능력에 실질적인 제약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본 연구에서 확인된 낮은 교차비는 일상활동에 제한이 없는 경우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 필요 가능성이 낮음을 보여주며, 기능적 제한 여부가 돌봄 필요를 설명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임을 뒷받침한다.
우울감과의 관련성 또한 보정 후에도 유의하게 나타났다. 이는 시력문제가 단순한 신체 기능 저하를 넘어 정서적 측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시각 정보의 제한은 외부 활동 참여 감소와 사회적 관계 축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심리적 위축이나 정서적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26,29,30) 특히 본 연구에서 비교적 높은 교차비가 확인된 점은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 필요 대상자가 우울감을 경험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음을 보여준다. 다만 신뢰구간이 넓게 나타난 점은 소표본에 따른 추정의 불확실성을 반영하므로, 교차비의 점추정치보다는 방향성과 통계적 유의성에 초점을 두어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반면 불안감의 경우, 단변량 분석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으나 보정 후에는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불안감이 시력문제 자체보다는 연령, 만성질환 등 다른 변수의 영향을 함께 받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단일 요인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합적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불안감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변수들을 포함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 필요를 중심으로 기능적 상태와 정신건강을 함께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국가 단위 패널자료를 활용하여 분석을 수행함으로써 연구 결과의 대표성을 확보하였으며, 기존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시력문제 기반 돌봄 필요를 실증적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그러나 본 연구는 몇 가지 제한점을 가진다. 첫째,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 필요 대상자가 13명으로 제한적이어 통계적 추정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시력문제가 돌봄 필요의 주된 단독 원인으로 인식되는 경우 자체가 실제로 드문 현상임을 반영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으나, 이분형 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 확인된 넓은 신뢰구간은 소표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정의 불안정성을 반영하고 있다. 향후 다년도 패널자료를 활용하거나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 필요 대상자를 집중적으로 표집한 연구를 통해 본 연구의 결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둘째, 단면자료를 이용한 분석으로 변수 간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셋째, 주요 변수들이 자기보고 방식으로 수집되어 측정 오차가 포함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넷째, 본 연구에서 사용된 시력문제 변수는 임상적으로 측정된 시력 수치나 안과 진단명이 아닌 응답자의 주관적 인식에 근거한 자기보고 방식으로 수집되었다. 이로 인해 단순 굴절이상에 의한 경미한 시력저하부터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 등 중증 안과 질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원인과 중증도가 혼재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교정시력 수준이나 시력문제의 구체적인 원인을 구분하여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안과적 진단 정보 또는 표준화된 시력 측정값을 활용하여 시력문제의 유형과 중증도에 따른 돌봄 필요의 차이를 보다 세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시력문제로 인한 돌봄 필요는 일상활동 제한 및 우울감과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으며, 이는 시력문제가 개인의 기능적 상태와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임을 시사한다. 향후 돌봄 대상자 평가 및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시각 기능에 대한 고려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으며, 통합돌봄 대상자 선별 기준에 시각 기능 평가 항목을 포함하거나 안과 검진과 돌봄 필요도 평가를 연계하는 체계 구축 등 이를 반영한 맞춤형 관리 전략이 요구된다.







